프랜차이즈 가맹본부 10곳 가운데 6곳은 직영점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영점 없이 가맹점만 두는 프랜차이즈 중에도 폐점율이 낮고 점포당 매출 등이 우수한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해당 업종 경험이 없어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는 성공한 가게를 바탕으로 설립되지만, 장사 경험도 없이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7094개 중 4522개(63.7%)는 직영점이 한 곳도 없는 상태에서 가맹점을 모집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은 비율이 6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식(63.4%), 도소매(59.1%) 등의 순이었다. 프랜차이즈가 망하면 가맹점에 퇴직금 등 거액을 투자한 점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성일종 의원(국민의힘)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가맹 사업을 시작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1020개 중 절반이 넘는 548곳(53.7%)이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성 의원은 “이들 중 상당수가 가맹본부의 직영점 운영 경험 부족 때문에 폐업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앞으로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을 하려면 적어도 직영점 1곳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이날 공정위가 밝혔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뒤 가맹점을 모집하라는 취지다. 앞으로 가맹본부들은 직영점을 운영한 경험을 정보공개서에 담아 창업 희망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소급 적용은 안 해서 기존 가맹본부는 직영점을 낼 필요가 없다. 다만 기존 가맹본부도 새 브랜드를 출시하려면 1년 이상 직영점을 운영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자유로운 프랜차이즈 창업을 막는 규제”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