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율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세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은 수입이 지출보다 부족해질 경우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팔아서 연금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고령화 등의 여파로 수입 부족 시점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지가 11일 정부의 국민연금 재정수지 전망을 분석한 결과, 2030년에는 지급해야 하는 국민연금이 72조9850억원으로 그해 걷히는 보험료(71조5370억원)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9년 후부터 국민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초과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급할 돈이 부족할 경우 보유한 자산을 팔아서 메워야 한다. 만일 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이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주식을 팔 경우 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정부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을 줄여왔다. 2016년 20%였던 국내 주식 목표 비율은 올해 말 16.8%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9일 전체 자산 중 국내주식 허용 범위(전략적 자산 배분)를 2%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올해 말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율이 19.8%(국내 주식 목표 비율 16.8%+허용 범위 3%포인트)를 넘지 않으면 국내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 작년 말에는 이 비율이 19.3%(목표 비율 17.3%+허용 범위 2%포인트)였다.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세가 멈추면 주가가 오르면서 당장은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영원히 국내 주식 비율을 늘릴 수는 없다. 나중에 수입이 부족하면 자산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그동안 “(국내 주식 등) 자산군별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국내 주식 비율 확대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정치 논리에 밀렸다는 비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