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호 농심회장./농심 제공

27일 별세한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은 신라면을 전 세계적인 인기 상품으로 만들어 ‘라면 왕'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고인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으로, 1958년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국내에서 롯데를 이끌어 왔다.

1965년 말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과 갈등을 겪은 고인은 롯데공업이라는 라면 업체를 차려 나왔고,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하면서 롯데와 결별 후 독자 노선을 걸었다.

1965년부터 56년간 농심을 이끌어 온 고인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문구로 인기를 끌었던 농심라면을 1975년 내놓았다. 1986년 신라면, 1984년 짜파게티 등 라면 업계를 휩쓴 스테디셀러를 출시하며 ‘라면 왕'으로 불리게 됐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은 1991년부터 지금까지 라면 시장 1위를 내어준 적이 없다. 짜파게티도 짜장라면에서는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다. 농심의 작년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이었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 신라면은 작년 수출액만 4400억원을 돌파했다.

농심은 1985년 이후 라면 업계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고인의 또 다른 별명은 ‘스낵쟁이’였다. ‘손이 가요~ 손이 가~’라는 광고 음악으로 유명한 새우깡(1971년)도 그의 작품이다.

고인이 별세하기 이틀 전 열린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차기 회장은 고인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