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에 오른 것처럼 서서히 상승하던 증시가 지금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출렁거리네요.”

지난 24일 하루 동안에만 2.45% 하락해 30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가 25일에는 무려 104.71포인트(3.5%) 오르며 3099.69까지 상승하자 여의도 증권가에선 이런 얘기가 나왔다. 올 연초 3200선까지 뚫으며 승승장구하던 증시가 최근엔 하루에만 2% 넘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날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김성규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하루 중 코스피 변동폭이 저점 대비 2%가 넘는 날이 23일로 총거래일(37거래일)의 62%나 됐다. 5일에 세 번꼴로 하루 변동폭이 2%를 넘는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개인 투자자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데다 주가와 기업 실적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는 점이 증시 변동성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달에는 확신을 가지고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밀어올렸는데, 이달 들어서는 ‘눈치’를 보면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들이 꾸준히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장기 투자를 하기보다는 주가가 쌀 때 산 주식을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파는 ‘단기 매매’에 치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 주도 장세에 출렁이는 증시

올해 들어 하루 중 변동폭이 커졌다. 작년에도 코로나 사태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선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코스피 하루 변동폭이 저점 대비 2%를 넘어선 날은 61일로 전체 거래일 중 25% 정도였다. 2019년엔 변동폭이 2%를 넘어선 날이 겨우 5일(2%)밖에 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투자하는 반면, 이런 전략이 없는 개인들은 주가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쏠림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개인들은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28조934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 패턴도 최근 들어 많이 바뀌었다. 개인들은 지난달에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22조338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 규모가 6조596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개인들이 지난달에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투자해 장기 투자를 하겠다는 패턴이었는데, 이제는 단기 투자로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상황을 보다가 주가가 확실히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면 주식을 사고, 다시 주가가 오르는 것 같으면 판다”며 “지난달처럼 시장을 믿고 꾸준히 순매수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단기 투자로 차익을 노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 없이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만으로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제·산업동향&이슈’에서 “최근 주가 상승이 수요 측면에서 개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등의 자금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와 기업 실적 간의 괴리도 변동성 키워

코로나 사태 여파로 여전히 실물 경기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데 주가가 너무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백신 접종 등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실제 기대만큼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주가가 다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주가지수와 기업 실적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어 주가 상승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7~2019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15.2배였는데, 지난해 말 28.7배로 88.4% 높아졌다. 예산정책처는 “PER이 높다는 것은 주당순이익 대비 주식 가격이 높다는 것”이라며 “향후 주식 가격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분간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개인 투자자들은 방어적인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라며 “특히 신용거래융자 등으로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경우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