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직장인 정혜영(39)씨가 코로나 사태 때문에 생일을 혼자 보내게 되자, 친구가 스마트폰 메신저로 선물을 보내왔다. 정씨에게 온 선물은 미국 넷플릭스의 주식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만남이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등을 통한 선물하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전화번호나 메신저 아이디만 알아도 선물을 보낼 수 있어, 비대면 사회에서 안부나 정을 나눌 길을 찾던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적용됐던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폭증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선물하기 판매량이 서비스 출시 직후인 작년 9월 16~29일보다 10배가량 늘었다.
선물 종류도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을 만큼 다양해졌다. 10년 전 카카오톡이 메신저에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했을 때만 해도 커피나 케이크를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위주였다. 선물받는 사람이 직접 주소를 쓰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돼지국밥 같은 먹거리, 화장품, 의류 등으로 품목이 넓어졌고 이제는 티파니 목걸이와 구찌 가방 같은 명품, 테슬라나 애플 같은 국내외 기업의 주식까지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들도 모바일로 주고받은 1주 미만의 주식도 계좌에 넣을 수 있도록 발 빠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커졌다. 업계 1위 ‘카카오톡 선물하기' 하나만도 지난해 3조원으로 전년보다 52% 신장했다. 네이버쇼핑, 11번가, 신세계인터내셔날, SSG닷컴, CJ몰 등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배달음식 앱 ‘배달의 민족’과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도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당근 마켓 선물하기에선 중고 거래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