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3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12월 당시 3795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지분율(0.4%)을 유지하고 있다면 현재 테슬라 주식의 가치는 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늘려가는 상황이라 테슬라의 경우 2019년 말 지분율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지난 2014년 9월 말 기준으로 작성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유 주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당시에도 테슬라 주식을 갖고 있었다. 당시 테슬라는 1주당 9.71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 12일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는 816.12달러다. 6년여만에 8305%(84배)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년 동안에만 743%(8배) 상승했다. 연초 80달러대에서 작년 말 700달러를 넘어섰다.

국민연금, 해외주식 투자 수익률이 국내주식의 2배

국민연금도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이 고공비행하고 있는 중이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8300%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세계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에서 큰 수익을 냈다.

1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19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10.08%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인 5.59%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기간을 2019년으로 좁혀서 계산해도 해외 주식 수익률은 30.63%로 국내 주식 수익률(12.58%)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주식을 통한 수익률(20.39%)이 해외 주식(8.36%)을 넘어섰지만, 장기적인 추세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미국 대형 테크 기업의 주식을 위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보유 주식 평가액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이다. 이때 국민연금은 이 기업들의 지분을 0.2~0.3%가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식 보유 비율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큰 평가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자산 내 해외 주식의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17.3%였던 국내 주식 비율은 올해 말 기준으로 16.8%까지 낮추고, 대신 해외 주식 비율은 22.3%에서 25.1%로 2.8%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저금리가 고착화하면서 국내 주식과 채권 등에 쏠려 있던 투자 자산 다변화를 꾀했다. 이후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이때 테슬라 등 장래성이 있는 기업에도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 투자자는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32일 연속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연기금의 연속 순매도 기록인 2009년의 28일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의 측면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