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시 예방적으로 살처분하는 범위를 조정하기로 했다. 지금은 반경 3km 내 전체 닭·오리가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반경 1km 이내로 좁히기로 했다. 또 AI 발생 축종과 같은 종만 살처분하기로 했다.

정부는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을 고려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최근 빠르게 뛴 계란값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달걀을 고르는 시민. /연합뉴스

15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AI 검출건수는 1월 3.5건에서 2월 1~12일 2.75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가금농장에서는 1월 하루 평균 1.4건에서 2월 1~12일 0.83건으로 줄었다. 중수본은 “지난 2016~2017년과 비교하면 야생조류 AI 발생건수는 3배 이상 늘었지만 가금농장 발생건수는 72% 줄었다”고 했다. 그만큼 방역이 성공적이었다고 본다는 얘기다.

다만 축산농가 등에서는 ‘3km 살처분’ 규정에 대해 과도하다고 비판해왔다. 아무리 방역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도 ‘예방적으로’ 살처분하는 게 맞냐는 것이다. 과거에는 AI 발생 농가 반경 500m까지만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었으나 확대했다.

정부는 AI 발생이 감소하면서 살처분 범위를 조정하기로 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AI 발생이 감소하고 있고, 철새도 2월 중하순부터 이동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살처분 범위 조정은 향후 2주간 적용되며, 추후에도 연장할지는 AI 발생 상황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수본은 대신 기존 살처분 반경이었던 3km 내의 가금농장 전수에 대해 정밀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살처분 범위가 조정되면서 계란 등 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산란계는 작년 7258만마리였고, 지난 13일까지 1463만마리가 살처분됐다. 현재는 약 6300만마리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산란계 5분의 1 정도가 살처분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계란 가격은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 10일 기준 계란 한 판 가격은 7481원으로 1개월 전보다 22% 올랐다. 정부는 신선란 2000만개를 수입했고, 2월 말까지 2900만개를 추가로 수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