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서쪽으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음피지주(Mpigi District)에는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금융시스템이 없었다. 은행이나 협동조합 등이 전무한 상황에서 마을 사람들은 땅을 파서 항아리를 묻고 그 속에 돈을 보관하는 식으로 저축을 했다. 땅 속에 묻어둔 돈은 흰개미에 쏠려 사라지기 일수였다.
그랬던 음피지주에 현재는 자본금 2만 3000달러 수준의 새마을금고가 운영되고 있다. 우간다의 1인당 GDP가 700불 수준임을 감안하면 성인 32명의 연봉을 모은 정도로 큰 규모다. 음피지주 사람들은 이제 항아리가 아닌 새마을금고에 돈을 보관하고, 대출도 받으며 금융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아프리카 우간다 2개 주에 이와 같은 새마을금고 총 3곳이 공식 법인 등록을 마쳤다고 지난달 밝혔다. 8개의 마을이 모인 ‘읍(Parish)’ 단위에 큰 규모의 새마을금고 3곳이 새로 들어선 것이고, 인구 500명 이하의 마을 단위에 설립된 새마을금고까지 포함하면 현재 우간다에 14곳의 새마을 금고가 운영 중이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아프리카에 금융 사업을 하는 것이 처음인데다 대상도 지역도 수도가 아닌 농촌이었다. 새마을금고는 2018년 10월 우간다에서 마을 단위, 회원 30명으로 새마을금고 설립·지원 사업의 첫발을 똈다. 당시 처음으로 우간다 현지 답사에 나섰던 새마을금고중앙회 국제협력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미얀마,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새마을금고 설립 지원 사업을 펼치긴 했으나 아프리카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걱정이 많았다”며 “현지에 가보니 정말 비포장 도로도 제대로 깔리지 않은 농촌이어서 앞길이 막막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협동조합의 개념이나 금융 서비스에 대해서도 무지했다. 가정폭력률이 높아 여성들은 주머니가 달린 속옷에 전재산을 넣고 다니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런 지역에 외부 자본 없이 현지에 시스템만을 정착시키고, 자발적으로 자본금을 모으게 하는데는 반드시 교육이 필요했다. 새마을금고 측은 금융 서비스의 개념을 심기 위해 현지 코디네이터 2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현재도 새마을금고 측에서 비용을 대 우간다에서 금융 교육을 시행 중이다.
마을 주민들은 새마을금고를 어디에 세울지, 누가 대표를 맡을지, 자본금을 어떻게 모을지 등 기본적인 것부터 스스로 해나가기 시작했다. 지역 공무원과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새마을금고 설립, 조직, 운영 교육등을 거친 결과였다. 그렇게 2019년 1월 음피지주에는 처음으로 짤람바새마을금고 사무소가 들어섰다. 짤람바새마을금고 사무소는 2020년 10월말 기준 회원수 491명, 저축액 3973만8800 UGX(우간다 실링)을 보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지역내 유일한 금융기관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마을 가구 및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모두 짤람바새마을금고에서 필요한 저축 밎 대출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며 “새마을금고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허브일 뿐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앞으로도 우간다에 새마을금고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 측은 “개도국 금융기관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금융자립도(OSS) 지표를 보면 우간다 새마을금고는 100%를 초과한다”며 “저축과 투자, 경제활동을 증진하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을 목표로 이해관계자 사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