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한달에 30만원씩, 연간 3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경우 소득분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본소득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 방식이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선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한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둘째 날인 5일 발표할 ‘기본소득 도입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국내총생산(GDP) 등 각종 경제 통계가 확보돼있는 2019년 경제를 기준으로 만 25세 이상 국민 3919만명에게 연간 360만원의 기본 소득을 준다고 가정했다. 연간 141조원 규모로, 2019년 국내총생산(1919조원)의 7.35% 수준이다.
연구진은 기본소득의 재원을 근로소득세를 더 걷어 마련한다고 가정했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급여의 평균 7%인 1인당 실효 근로소득세율이 3.5배 수준인 24.4% 올라가는 것으로 계산됐다.
분석 결과,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전 0.413에서 지급 후에는 0.514로 악화했다. 0과 1 사이인 지니계수는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기본소득 지급으로 일할 동기가 감소하고 경제활동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뜻하는 고용률이 하락해 근로소득이 없는 계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라며 “선별적 복지를 보편적 복지로 대체하는 것은 저소득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또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국민들이 저축할 동기가 줄어들고, 저축이 줄면 국민 경제 전반의 자본이 줄어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연구진은 “석유 및 천연자원에서 나오는 재원에 의존하는 알래스카를 제외하면 기본 소득을 실시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며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은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근로소득 생산 활동에 과세해야 하기 때문에 자원 배분을 왜곡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