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설과 강추위로 최근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는 일을 겪은 사람이 많다. 실제로 서울·수도권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던 지난 6일부터 사흘간 한 대형 손해보험사 콜센터에는 평소의 4배에 이르는 긴급출동 서비스 요청이 들어왔다.

22일 김승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겨울에는 자동차 배터리 출력이 낮아지고 자연 방전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지속될 경우 배터리 출력이 절반 이하로 낮아져 방전으로 차량 시동이 안 걸리는 낭패를 겪기 쉽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자동차 엔진 시동을 걸 때 전기 에너지를 공급한다. 램프·오디오·히터 등 차량 전기 장치에도 전류를 공급한다.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유는 추운 날씨, 교환 주기 경과, 블랙박스 상시 녹화, 장기 주차, 발전기 불량 등 다양하다. 이 중 기온 변화와 특히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온도가 내려갈수록 엔진을 돌려야 하는 힘이 더 필요한 반면 배터리 출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영하 18도로 기온이 떨어질 경우 배터리 성능은 평소의 절반도 안 된다. 그러나 엔진 가동을 위해 평소보다 2.5배 힘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추운 날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일이 생긴다.

겨울철 자동차 배터리 방전을 막으려면 먼저 차량 보닛을 열고 배터리 겉면부터 살펴봐야 한다. 배터리 케이스 위쪽에 동그란 모양의 지시경이 있는데 그 색상을 보고 현재 충전 상태를 알 수 있다. 녹색은 정상, 흑색은 충전 요망, 백색은 교체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연구원은 “장기 주차를 하려면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 차를 세우고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시동을 걸어줘야 한다”며 “블랙박스 장착 차량은 블랙박스 주차 모드를 사용하고, 저전압 보호 값을 12~12.2V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