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원전 이용률이 75.3%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을 줄이면서 생긴 전력(電力) 공백을 원전이 채운 결과다. 원전이용률은 전체 원전 설비 용량 중에 실제로 생산한 발전량의 비율을 뜻한다.
26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때 90%를 넘던 원전 이용률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71.2%로 떨어졌고, 탈(脫)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2018년엔 65.9%까지 하락했다. 2018년 3월엔 52.9%까지 곤두박질쳤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원전 이용률이 올라간 것은 역설적으로 원전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미세 먼지 저감을 위한 핵심 대책으로 석탄발전을 줄여왔다. 한국전력 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월 기준) 석탄발전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3% 줄었다. 하지만 이 기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설비가 34% 늘었는데도 발전량은 2%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국 원전이 석탄발전이 빠진 부분을 메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면서도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이 필수라고 지적해 왔다. 세계 최대 원전 대국인 미국의 원전 이용률은 90%를 웃돌고 있다. 미국은 노후 원전도 80년까지 수명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7000억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도 정부가 경제성을 조작해 조기 폐쇄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원전 대신 화석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늘리면 탄소 중립은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