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공정위의 노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마스크 재고가 있으면서도 품절됐다고 거짓말하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온라인 마스크 판매상 4곳을 적발해서 과징금으로 엄벌했다는 작년 5월 이야기로 자료가 시작됩니다. 이어 공정위원장이 지난 1년간 현장을 2차례 방문해 코로나 방역 관련 민원을 청취했다는 얘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공정위가 “방문 판매 업체가 코로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홍보를 강화한 덕분에 작년 4분기 이후에는 방문 판매 분야의 확진자 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식으로 마무리됩니다.
비슷한 시간에 해양수산부도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코로나 극복 위해 쉼 없이 달린다. 지난 1년간 해양수산 방역 성과 소개’라는 거창한 제목이 달렸지만 내용은 별 게 없습니다. 해수부가 철저한 전국 해수욕장 방역 관리 대책을 세워서 해수욕장 내 코로나 감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공정위와 해수부의 이날 보도자료는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갑자기 나온 것입니다.
왜 정부 부처가 이런 자료를 냈을까요. 한 정부 고위 관료는 “코로나 1년을 맞아 청와대에서 각 부처들이 적극 홍보에 나서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합니다. 국정 홍보 전반을 조율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최근 각 부처에 코로나 대응 관련 자료를 내라고 채근했다고 합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전날 통계청이 왜 ‘신속한 통계 정보 생산·제공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이라는 자료를 뜬금없이 냈는지 이해가 됩니다. 경제부처의 맏형 기획재정부도 작년에 비상경제회의를 8차례 개최했다는 등으로 20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실적 자료를 내 홍보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20일은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딱 1년째 되는 날입니다. 최근 1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470명선입니다.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하고, 친척·친구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정부가 K방역을 칭찬받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자화자찬하는 낯 뜨거운 보도자료를 일제히 내놓고 이를 ‘소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