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뉴시스

개인 투자자들이 11일 4조4921억원의 순매수로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코스피는 장중 3200선을 뚫었지만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12% 하락한 3148.45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기존 최대치였던 작년 11월 30일 2조2206억원의 2배가 넘었다. 기관 투자자들이 하루 기준 역대 최대인 3조7432억원 순매도를 하고, 외국인도 7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 치웠지만 주가 3000선은 3일 연속 유지됐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기관·외국인의 매도세가 정면 충돌하면서 코스피 변동 폭(170.04포인트)과 변동률(5.35%)이 역대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도 “더 오른다”와 “더 오르긴 어렵다”는 전망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가계의 현금·예금 1932조원… 실탄은 충분

11일 오전 코스피는 개장 12분 만에 1조원이 넘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로 급등하면서 오전 10시 15분에는 3266.23까지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을 1조7490억원치 순매수(역대 최고치)했다. 지난 6일 개인 투자자 삼성전자 순매수액 사상 최대치였던 1조132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가계(비영리 단체 포함)의 현금과 예금은 1932조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184조원가량 늘었다. 개인들이 전체 현금·예금 보유액의 10% 정도인 190조원가량만 증시 투자에 사용한다고 해도 코스피 추가 상승의 여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금리 기조 속에 자금이 예금에서 이탈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장기 저축성 예금은 319조원으로 2019년 3분기(333조원)보다 14조원가량 줄어들었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융자’가 지난 8일 기준 20조3200억원으로 전일 대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KB국민은행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도 올해 초(4~7일) 4500억원가량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은행 부행장들과 화상 회의로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했다. 금융감독원은 “폭증은 아니더라도 연초에 보통 신용대출이 빠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11일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인 4조5000억원대를 순매수하며 폭풍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코스피는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전 거래일보다 0.12% 내린 3148.45에 마감했다. /박상훈 기자

◇하락에 베팅하는 개미도 늘어

더는 코스피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하락’에 베팅하는 개미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가 하락하면 하락분 대비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 ETF는 코스피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데(인버스), 하락분의 2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해서 ‘곱버스’라고 부른다.

지난 6일에는 이 상품이 개인 순매수액 12위(384억원)를 기록했는데,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7일에는 4위(423억원)로 올라섰다. 코스피가 3100을 뚫은 8일에는 1176억원을 순매수해 LG전자(2813억원)에 이어 이날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곱버스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금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도 ‘시장이 과열된 것 같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라며 “투자 위험이 커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금 여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곱버스 투자 등은 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황에서 투자 위험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에도 코로나 사태 여파로 코스피가 결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이 상품 3조58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가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