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 이어 또 한 번 0%대 상승률이 나타난 것이다. 2년 연속 0%대에 그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0.5% 상승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0.5% 올라 3개월 연속으로 0%대에 그쳤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통계청이 1965년 소비자물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최저 기록은 작년(0.4%)이었고, 그 이전 최저 기록은 2015년의 0.7%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까지 따지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건 이번까지 네 차례다.
통계청은 “기상여건 악화와 기저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석유류 가격하락과 무상교육 등 정책지원 영향으로 상승률이 둔화됐다”고 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7.3%)가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 내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세계적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작년에도 하락폭이 -5.7%로 컸었는데 올해는 더 심화됐다.
공공서비스도 -1.9%를 기록,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내리는 효과가 나타났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이렇게 떨어진 건 역대 처음이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확대, 코로나 극복을 위한 공공서비스 요금 감면 등의 영향이 나타났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6.7% 뛰어 전체 물가를 0.52% 올리는 효과를 보였다. 전체적인 저물가 기조 속에서도 농·축·수산물은 최근 10년 평균(3.2%)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작년에는 -1.7%였다. 통계청은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 등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6.4% 올랐다”면서 “축산물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며 돼지고기(10.7%), 한우(8.3%)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작년 1.9%에서 올해 1.2%로 떨어졌다. 8년 만의 최저치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1.9→0.8%) 상승률이 떨어졌고,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적용 확대)에 따라 외식을 뺀 나머지 개인 서비스의 가격 상승률도 작년 1.8%에서 올해 1.5%로 낮아졌다. 집세는 작년에는 -0.1%였으나 올해는 0.2%로 상승 전환했다. 전세는 0.3%, 월세는 0.1%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보려고 만드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7% 올랐다. 지난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만드는 ‘생활물가지수’는 0.4% 올랐다. 식품은 전년 대비 2.9% 올랐으나, 식품을 뺀 나머지는 1%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9% 올랐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7.3%, 신선채소 15.3%, 신선과실 3.8%씩 상승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