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투자해볼 만하다’고 추천받은 펀드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친환경’과 ‘미래 기술’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4대 자산운용사와 펀드 전문 판매사인 한국포스증권이 추천한 15개 펀드 중 10개(중복 추천 펀드 제외하면 9개)가 이러한 두 가지 투자 방향을 담고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친환경 정책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미 글로벌 투자 은행과 연기금, 자산운용사들도 기후 위기 완화 산업에 투자하고, 화석연료 산업에서는 자금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 그린히어로펀드’처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외 IT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 역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미 좋은 수익률을 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응이 핵심 투자 키워드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포스증권이 함께 추천한 한화 그린히어로펀드는 재생에너지, 전기차, 수소에너지 기업에 80%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1개월 수익률이 13.8%다. 투자업계에서는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기후변화 대응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 각국 정부도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정책 기조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역시 친환경 투자를 늘리는 그린뉴딜과 함께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넷 제로’ 선언을 한 바 있다.
유럽투자은행 역시 2022년부터는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를 끊기로 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 역시 기후·환경을 기준으로 자산 재분배를 진행하고 있다. 은기환 한화자산운용 그로스운용팀 차장은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피해는 매년 커질 수밖에 없기에 이를 완화하는 산업도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그린히어로펀드'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도,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로서도 모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비슷한 맥락에서 삼성 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1개월 수익률 8.6%, 연초 이후 43.3%)를 추천했다. KB자산운용이 추천하는 KB ESG 성장리더스펀드는 친환경(E)과 함께 사회적 책임경영(S), 지배구조 건전성(G)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해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뉴딜 ETF’ 시리즈는 지난 7월 정부가 종합계획을 발표한 한국판 뉴딜과 관련된 산업에 자금을 투자한다. 한국판 뉴딜을 구성하는 그린뉴딜(친환경)과 디지털뉴딜(신기술)에 부합하는 배터리(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우리 미래 바꿔놓을 IT 기업에 대한 투자
한국포스증권이 추천한 ‘미래에셋 코어테크 펀드’가 국내 IT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추천한 ‘미래에셋 글로벌코어테크EMP펀드’는 IT와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래에셋 코어테크 펀드(1개월 수익률 9.4%, 연초 이후 42.7%)는 반도체, 2차전지, 5G 통신 장비 등 IT 관련 국내 기업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한국포스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도 전체 지수보다 IT 관련 섹터의 성과가 양호했다”며 “내년에도 이 분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 코어테크 펀드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한화 글로벌메가트렌드EMP펀드는 인공지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상장지수펀드(ETF)와 리츠 등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코리아레전드 4차산업 펀드는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신재생에너지·전기차 관련 인프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이수정 한화자산운용 전략주식운용팀 차장은 “코리아레전드 4차산업 펀드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만한 혁신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10년 뒤에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테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항생테크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이 투자 대상 기업이다. 최혜윤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이 미국 증시를 선도한다면 항셍테크 기업이 중화권 증시를 선도할 것”이라며 “성장성이 높은 중국 대표 기술주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