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재난지원금 9조300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는 예비비 가운데 4조8000억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예비비는 재난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쌓아두는 비상금인데 내년 1년간 쓸 예비비(8조7000억원)의 55%를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4차례나 만들었던 추가경정예산을 내년 초에 편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비용이 늘어나고, 백신과 치료제 구입 등에 들어갈 돈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이미 내년 초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내년 본예산에서 3차 재난지원금 용도로 3조원을 편성했는데,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라며 “추경 편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 등에 따라 추경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3단계로 조정되면 추경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나랏빚이다. 올 초 805조2000억원(본예산 기준)이었던 국가채무는 내년에는 956조원이 될 전망이다. 59년 만에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하면서 수시로 빚을 냈기 때문이다. 956조원은 추경을 제외한 전망치라 추경 횟수나 규모에 따라 나랏빚이 10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지금 영국발(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데 백신 접종엔 시간이 걸린다”며 “이번엔 비상금을 털어 막았지만 다음엔 빚 내서 추경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재난지원금도 현금을 뿌리는 방식에서 건강보험료 인하 등 국민의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