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새로 문을 연 프랜차이즈 편의점·세탁소·카센터는 개업 첫해 매출이 부진할 경우 위약금 없이 본사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이러한 내용의 표준가맹계약서를 마련해 발표했다.

공정위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던 지난 4월 경영난에 빠진 가맹점의 폐업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관련 시행령을 개정했는데, 이번에 본사와 가맹점 간 계약서의 가이드라인인 표준가맹계약서에 이 내용을 명문화한 것이다.

새 표준가맹계약서에 따르면 편의점·세탁소·카센터 가맹점은 처음 1년간 월평균 매출액이 본사가 밝힌 예상 매출액의 하한에 미치지 못할 때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적자가 쌓이는데도 위약금 부담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는 점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본사가 점주에게 가게 인테리어 등의 리뉴얼을 요구하려면 리뉴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본사가 입증해야 한다. 본사가 브랜드 이름을 바꿀 경우 점주가 계약 종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10년 넘게 가게를 계속 운영해온 장수 가맹점은 본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가맹점주가 점주 단체에 참여하거나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본사가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명시했다.

편의점·세탁소의 경우 영업 구역을 정할 때 소비 수준이 다른 아파트와 주택 지역을 구분하도록 했다. 가맹점 간의 거리뿐 아니라 배후 상권도 감안하는 것이다. 예컨대 인구 밀도가 낮은 주택 지역에서는 가맹점 간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충분한 거리 제한을 하고, 반대로 밀집도와 구매력이 높은 아파트 지역에서는 거리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치킨·피자·커피 등 외식 업종에 대해 비슷한 내용의 표준가맹계약서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내년에 교육, 이·미용 업종에 대해서도 이러한 내용의 표준가맹계약서를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