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임금 가운데 고정급 비중이 해외 주요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영국 등 보험사 CEO는 회사의 장기 성과에 따라 임금이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우리나라 보험사 CEO 보수는 매달 또박또박 들어오는 기본급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보험회사 경영자에 대한 보상체계 연구’ 보고서에서 “장기 손익 중심의 가치 경영을 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 보험사들은 ‘위기’라는 단어를 매년 입에 올린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미리 받아둔 보험료를 굴려 벌 수 있는 돈이 얼마 안 되는 게 주된 원인이다.
더군다나 과거에 잔뜩 팔아뒀던 ‘고금리 보장’ 저축성 보험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저금리 상황인데도 고객에겐 고금리를 붙여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산을 굴려서 얻는 이익보다, 고객에게 내줘야 할 이자가 높은 ‘이차 역마진’도 나타나고 있다. 사후적인 관점이지만 “단기 영업 경쟁 때문에 무리한 상품을 팔았다”는 반성도 나온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보고서는 우리나라 경영자의 보수 체계를 그 단서로 꼽았다. 지난 2008~2018년 미국 보험사 경영자의 보상 체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보수에서 장기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73%를 차지했다. 기본급은 16% 비중에 그쳤다. 나머지는 단기 성과급(5%), 기타(6%) 등이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정반대다. 2013~2018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본급이 전체 보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 안 되는 성과급 중에서도 단기 성과급(19%)이 장기 성과급(17%)보다 비중이 컸다. 한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회사의 경영자 보상체계는 해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보상과 성과 간의 연계성이 낮은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보험사 경영자 보상체계와 수익성·기업가치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성과보수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ROA·ROE)과 장기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보험사 CEO들이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성장을 위해 경영하려면 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자 보상에서 성과보수, 특히 주식 보상(스톡옵션 등)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경영자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향상하도록 노력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