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에서 은행 앱이나 간편 이체 앱을 통해 돈을 보내는 일이 많다. 그러다 숫자 하나 잘못 써서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보내는 일도 늘고 있다. 물론 갑자기 계좌에 엉뚱하게 들어온 돈을 자발적으로 돌려주는 경우가 많지만, 굳이 “안 돌려주겠다”고 버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돈을 잊자니 아깝고, 굳이 소송까지 하자니 번거롭기 쉽다.

앞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금융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도움을 준다. 금융위원회·예보는 착오로 송금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예보가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DB

◇비대면 거래 늘며 착오송금 2년새 1.4배

최근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비대면 거래가 늘며 신한은행 계좌에 보내야 할 걸 KB국민은행 계좌에 보내거나, 숫자 ‘1’을 ‘5’로 잘못 눌러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보내는 일이 나오고 있다.

착오송금 건수는 지난 2017년 11만5000건에서 작년 15만8000건으로, 2년 사이에 1.4배가 됐다. 착오송금 금액도 2017년 2676억원, 2018년 2965억원, 작년 3203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물론 모르는 돈을 받은 사람은 자기가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착오송금을 하면 금융회사에 연락해 수취인에게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정중하게 요청해도 안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작년 착오송금 15만8000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8만2000건이 제대로 반환되지 않았다.

이럴 때 돈을 돌려받으려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몇 만원 정도의 소액을 돌려받으려고 소송을 거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100만원 돌려받는 데 소송 비용으로만 60만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송 기간도 6개월 이상 걸린다. 그러니 “내 실수인데 잊고 살자”며 포기하는 경우가 나온다.

◇착오송금, 예보가 대신 받아준다

이번 법안 통과에 따라 내년 7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공공기관인 예보가 착오로 보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앞으로 착오 송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해도 거부할 경우, 예보에 반환지원 제도를 이용하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예보는 수취인에게 “착오송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대신 안내한다. 또 필요시 법원의 지급명령 등을 통해 회수에 들어간다. 지급명령은 채권자 신청으로 채무자 심문없이 법원이 지급을 명하는 걸 말한다. 채무자의 자발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법적 절차다.

물론 정상적인 상거래였거나, 빌려준 돈을 상환한 경우 등이면 예보 지원 절차가 중단된다. 최종적으로 돈을 돌려받으면 예보는 관련 비용을 뺀 나머지를 송금인에게 지급한다. 예보가 떼는 돈은 안내비용과 관련 제도 운영비 등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제도 시행에 따라 착오송금 피해 구제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보는 자진반환을 안내하고 법원 지급명령을 이용하면 통상 2개월 내에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