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 조선사에 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기술 라이선스를 팔면서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강매한 프랑스 업체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TT)’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25억2800만원을 부과했다. 글로벌 독과점 사업자의 끼워팔기를 공정위가 제재한 것은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MS)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GTT는 LNG선 저장탱크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세계 시장 95%를 점유하고 있는 회사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LNG 선박 건조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선박에 들어가는 저장탱크는 거의 모두 GTT의 기술 라이선스를 사다쓰고 있다.
공정위가 문제삼은 것은 GTT가 기술 라이선스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구매하도록 강요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특허 기술을 실제 선박에 구현하는 작업으로, 설계 도면 작성, 관련 실험 수행, 현장 감독 등이 포함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독자적인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GTT에 기술 라이선스와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별도로 판매할 것을 요구했으나, GTT는 이런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끼워팔기 거래방식을 고수해왔다.
이에 공정위는 “기능이 서로 다른 기술 라이선스와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별도로 거래될 수 있고 구매자인 조선사가 구매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시장 원칙에 부합한다”며 GTT에 제재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GTT가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끼워팔면서 다른 업체가 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도 차단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장기간 GTT가 독점해온 관련 LNG 화물창 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