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한진그룹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공정위가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독·과점이라고 판단해 승인을 거절하면 인수·합병 계약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가 들어오면 그때 심사를 해보겠다”며 아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과거 사례들을 볼 때 공정위가 예외 조항을 적용해 승인해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일반적으로는 인수·합병 후 시장점유율이 50%가 넘을 경우 독·과점에 해당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선 점유율이 저가항공사까지 합치면 68.4%에 달한다. 하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예외 조항이 있다.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피인수) 기업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예외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기업을 그냥 없애는 것보다 남아 있는 자산을 계속 활용하도록 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낫다는 점을 고려한 장치다.

지난 4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도 이 예외 조항을 적용해 승인했다. 이스타항공을 회생 불가능 회사로 본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자본 잠식 상태였다. 2019년에는 793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항공기 리스료, 기름값, 임금 등 밀린 채무가 1152억원에 달했다. 제주항공 외에 인수 희망자도 없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에 빠져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로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딱히 나서는 기업도 없다.

실제 공정위가 기업결합 승인을 거절한 사례도 손에 꼽을 정도다. 공정위는 1년에 700~800건씩 기업결합 심사를 하는데 3~4건 정도만 조건부 승인을 하거나 승인을 거절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요금 인상 제한, 일부 노선 운항 포기, 일부 자산 매각 등 조건을 걸어 조건부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부실해졌지만 대항항공에 아시아나항공을 통째로 넘기는 건 특혜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으로 요금 인상 등 항공 서비스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30여 년간 독점 운항했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성수기 요금이 1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글로벌 항공시장이 치열한 경쟁 상황이라 독과점에 따른 운임 상승이나 서비스 품질저하 같은 소비자 편익 감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