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산업은행이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다. 정부는 이날 오전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이런 내용의 항공업계 구조조정 방안 등을 확정한다. 이 회의가 끝나면 구조조정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 방안이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대한항공 인수 자금을 공급하면, 한진칼이 이를 기반으로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산은이 보유한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한진칼이나 대한항공에 현물 출자한 뒤 한진칼 주식을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다만 변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조현아·반도건설 등 3자 주주 연합이다. 현재 주주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46.7%로 조원태 회장 측 지분(41.1%)보다 많다. 산은이 한진칼 주주가 되면 주주 연합은 주도권을 잃을 수 있어 이번 항공업 구조조정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보통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들에게 참여 의사를 물어보는 게 우선”이라며 “한진칼의 유상증자 대금 1조원까지 준비할 각오가 돼있고, 산은과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주주 연합 측은 한진칼 증자에 참여시켜 주지 않을 경우 소송에 나설 태세여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과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국내선 점유율은 42.2%이지만, 자회사인 에어서울·에어부산·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LCC)까지 합치면 62.5%까지 올라간다. 통상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가면 독과점 상태로 판단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아시아나는 벼랑 끝까지 몰린 ‘회생 불가 기업’”이란 점을 소명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자회사인 LCC들을 매각하거나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점유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양사 여섯 노조는 16일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 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반대”라며 “다만 회사의 공식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 입장을 듣고 각 노조 의견을 공유한 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달 중 조원태 회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러 정부·채권단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영권 보장설에 선을 그었다. 정부 관계자는 “조 회장도 경영을 못하면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채권단이 한진칼 주주가 되면 객관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16일 산경장 직후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 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이사회를 소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