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폐지하면 단기적으로는 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재위는 최근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 세율을 중과하지 않도록 하는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한 심사 자료에서 이러한 의견을 제시했다. 내년 5월까지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세율에 10%포인트, 3주택자가 팔 때는 20%포인트 세율이 중과된다. 내년 6월부터는 중과세율이 2주택자 20%포인트, 3주택자 30%포인트로 10%포인트씩 더 높아진다.
유 의원은 “양도세 중과는 사실상 다주택 보유자의 주택 양도를 제한하게 됨으로써 1세대 다주택 현상을 고착화하고, 매물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를 폐지해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법안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때 최대 30%인 장기 보유 특별 공제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기재위도 “(중과세율을 폐지하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낮춰 주택 공급량을 늘려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서울 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 부동산 대책)'이 계획대로 실행되어 2023년 이후 주택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2022년까지 단기·일시적 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기재위는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은 주택, 조합원입주권, 분양권 등의 소재지나 가액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주택 수 산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 측면에서의 고려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과 폐지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만 기재위는 “(중과 폐지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 시 세후 수익률이 높아져 주택 수요를 유인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거래세를 낮추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측면이 있지만, 정부는 거래세율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법을 개정한 바 있다. 지난 8월 소득세법을 개정해 양도세 중과세율을 10·2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10%포인트씩 인상했다. 지방세법도 개정해 4%(4주택 이상)였던 취득세 최고세율을 최고 12%(3주택 이상)까지 높였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동산 보유세의 비중은 낮고, 거래세 비중은 높은 편이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거래세 비중은 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0.4%)의 4배에 가깝다.
부동산 보유세가 GDP의 0.9% 수준(OECD 국가 중 17위)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거래세의 비중이 높은 편인 것이다. GDP 대비 보유세와 거래세의 세수 합계 비중은 2.4%로 전체 OECD 국가 중 7위 수준이다.
박형수 의원은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 및 기인상된 세율 등을 고려하면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친 우리나라의 부동산세는 이미 OECD 최고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국민에게 세금으로 전가하지 말고 민간 경제에 활력이 돌 수 있는 완화된 부동산 세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