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들어간 5146억원 가운데 최악의 경우에는 8%가 채 안 되는 401억원밖에 못 건진다는 실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당국까지 속인 ‘사기 펀드’에 당한 피해자들은 원금 100%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앞서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태 때 금융감독원이 투자금 100% 배상 결정을 내린 전례도 있다. 그러나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이번엔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실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분쟁조정 방안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옵티머스 피해에 대해 어떤 근거로 얼마나 배상할 수 있는지 법률적 검토를 해놓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앞서 라임 무역금융펀드 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라는 법리를 적용했다. 펀드 판매 시점에 이미 원금의 최대 98% 손실이 확정됐다는 점이 주된 판단 근거였다. 알고 있었다면 투자를 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사실에 착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옵티머스에도 이런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지가 향후 쟁점이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한 뒤, 부실 기업·부동산 개발사업 등 엉뚱한 곳에 투자했다. 하지만 라임 사례처럼 옵티머스 펀드 투자 계약 시점에 손실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예컨대 옵티머스 측이 돈을 넣은 부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성공했을 가능성이 애초부터 제로(0)였다고 단언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또 옵티머스 펀드 관련 서류에 투자 전략이 변경될 가능성이 일부 언급된 점 역시 변수로 지목된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 수탁사(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예탁결제원) 등에 공동 책임을 묻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이들 역시 펀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분쟁 조정에서 ‘다자 배상’의 전례는 없다. 금감원 분쟁 조정은 금융사 동의를 끌어내야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쉽게 꺼낼 카드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이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례로 피해자 눈높이를 너무 높여뒀다”는 말이 나온다. 그때 투자금 100%를 돌려줬다면, 그보다 죄질이 나쁜 옵티머스 사례에서도 당연히 원금 전액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금융권과 투자자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