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가 자동비상제동장치(AEB) 레이더 센서를 앞범퍼 내측 대신 앞유리 상단에 달면 수리비를 연간 106억원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은 AEB 장착 차량에 대한 사고방지성능 평가 및 통계 분석을 통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AEB란 전방의 차량이나 보행자 등을 레이더센서로 인지해 자동으로 멈춰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작년 말 기준 국산차 3.4%, 수입차 16.1%가 AEB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업체는 AEB 레이더센서를 앞범퍼 내측에 장착한다. 사고 시 손상되기 쉬운 위치라는 게 문제다. 앞범퍼 레일은 앞유리에 비해 교환 건수가 약 79~88배 많다.
보험개발원은 AEB 레이더센서가 앞유리 상단에 부착된 차량(수입차 A), 앞범퍼 내측에 부착된 차량(수입차 B, 국산차 C)의 사고 방지 성능을 평가해봤다. 그 결과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A차량은 시속 60㎞까지 차량 충돌을 방지해 C차량과 성능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차량(시속 45㎞까지 방지)보다는 오히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 수입차 제작사는 지난 2017년 레이더센서 장착 위치를 앞범퍼 내측에서 앞유리 상단으로 옮겼는데, 그 이후 사고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을 레이더센서가 사고 시 손상 위험이 낮은 앞유리에 부착될 경우, 한 해 수리비를 약 106억원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 방지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수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호 보험개발원장은 “고가의 안전장치 장착은 사고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사고 시 수리 비용 증가의 원인도 될 수 있다”면서 “사고 방지 성능은 유지하되 수리비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