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돈을 푼 것이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국책 연구 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대희 연구위원은 9일 발간한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 효과와 코로나 19 경제 위기’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 정책이 실물 경기 회복에는 기여하지 못한 채 통화량을 빠르게 늘려 자산 가격만 상승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경제 전반의 통화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는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춘 데다, 정부가 총 67조원 규모로 네 차례 추경을 편성했고 민생 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8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통화량이 증가한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통화 공급 증가는 단기적으로 경제 전반의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물가를 상승시키지만, 효과는 부문별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주택 시장의 경우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통화 공급 증가의 영향이 단기적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에 돈이 풀리면 소비와 투자 등 총수요가 증가하는데, 이에 맞춰 공급이 쉽게 이뤄지는 시장이라면 가격과 생산이 같이 상승하지만, 공급이 어려운 시장이라면 가격만 오른다는 뜻이다. 실증 분석 결과 통화량이 1.0% 증가할 때 주택 가격은 4분기에 걸쳐 0.9% 상승한다고 KDI는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통화 공급 확대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특정 부문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공급 확대를 제약하는 정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