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들에겐 찬 바람이 불면 준비해야 하는 게 있다. 연말정산이다.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2월 연말정산에서 ’13월의 월급'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올해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은 신용카드 사용액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내수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용처에 따라 15~40%였던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등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최대 80%로 올렸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사용분은 사용처에 따라 30~80%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4~7월분은 사용처나 결제 수단에 관계없이 8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소득에 따라 200만~300만원이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액도 230만~330만원으로 30만원씩 오른다. 현재까지 신용카드로 소비한 내역을 토대로 올해 남은 기간 지출 계획을 잘 세워야 최대한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총급여 25%까지는 신용카드 쓰고, 이후엔 직불 카드·현금 쓰는 게 유리
신용카드 소득공제 챙기기의 출발점은 총급여액과 지금까지 쓴 카드 사용액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공제는 총급여액의 25%를 넘는 금액에 한해서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일 이 기준을 넘지 못한다면 올해 대폭 늘어난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총급여가 4000만원인 A씨가 매달 100만원씩 쓴다고 가정하자. A씨가 올해 10월까지 쓴 신용카드 사용 금액은 1000만원으로 총급여의 25%(1000만원)에 해당한다.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 카드를 더 써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일 A씨가 현 상태에서 올해 카드 사용을 중단한다면 내년 연말정산 때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다.
최저 기준을 채운 뒤에는 소득별로 다른 소득공제 한도액을 채우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일반적으로 최저 기준을 채울 때까지는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많은 신용카드를 쓰고, 이후엔 소득공제 비율이 높은 직불 카드·현금을 쓰는 게 유리하다. 만약 A씨가 올해 남은 2개월 동안에도 신용카드로 100만원씩을 써서 올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작년과 같은 1200만원이 된다면, A씨가 연말정산 때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액은 160만원으로, 작년(30만원)에 비해 130만원 늘어나게 된다.
만약 총급여액이 4000만원인 B씨가 매달 200만원씩 9월까지 신용카드를 썼다고 가정하면, B씨의 소득공제 대상 금액은 640만원으로 한도액(330만원)을 이미 넘긴 상태가 된다. 따라서 B씨의 경우 추가 공제 100만원이 적용되는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을 자주 이용하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식으로 추가 소득공제를 노릴 수 있다.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9월까지 신용카드 등 사용액과 소득공제액을 확인할 수 있어 올해 남은 기간 지출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
◇50세 이상 연금저축 납입 한도 200만원 늘어… 꽉꽉 채우면 세금 돌려받는다
50세 이상이라면, 연금저축(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등) 금액도 확인해야 한다. 총급여액 1억2000만원 이하인 경우, 작년까진 연금저축 납입 금액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해줬는데, 올해부터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50세 이상인 경우엔 600만원까지 한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인 55세 C씨의 경우 작년엔 연금저축에 400만원을 넣어 지방세까지 포함, 66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 600만원까지 꽉꽉 채워 넣는다면 99만원까지 세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단, 연금저축은 중간에 해지할 경우 그간 받은 세제 혜택은 물론, 각종 수수료를 떼고 돌려받기 때문에 추가 납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올해 재취업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는 소득세 70%를 감면받을 수 있다. 기존엔 임신·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됐을 경우, 퇴직 후 3~10년 이내에 동일 기업에 재취업했을 때만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결혼이나 자녀 교육 등도 경력 단절 사유에 포함됐고, 경력 단절 기간도 3~15년 이내로 확대됐다. 또 꼭 같은 기업이 아니라 동종 업종에 재취업했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홈택스에서 ‘소득세감면명세서’를 미리 받아 놓는 게 좋다. 공학·과학 등의 학위 취득 후 외국 연구기관에서 5년 이상 근무하다가 올해 국내 연구개발 부서로 이직한 사람이라면, 5년간 소득세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외국 연구기관에서 근무 기간, 근무 분야 등이 포함된 증명서를 미리 받아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