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A씨는 최근 고객과 부동산 세금 상담을 하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고객이 대뜸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유튜브에선 그렇게 얘기 안 하던데요”라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을 보여준 것이다. 예전 같으면 “에이 유튜버가 어떻게 정확하게 알겠습니까. 제 말이 맞아요”라고 했을 텐데, A씨는 “네,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라고 두루뭉술 얼버무렸다고 한다.

A씨는 “요즘은 세무사가 설명해줘도 의심부터 하는 고객이 많다”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잡는다고 워낙 세법을 자주 바꿔놓으니까 세법 전문가인 세무사들도 잘 모르는 내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고객이 의심할 경우 ‘내가 맞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며 “며칠 사이 국세청 유권해석이 바뀌거나 놓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 세무사 B씨는 최근 고객으로부터 억대 민사 소송을 당했다고 한다. 절세 방법을 최대한 연구해서 신고했는데 국세청에서 양도세 중과 대상이라며 가산세까지 부과한 것이다. 이후로 B씨는 고객이 상담하러 오면 일단 “과세된다”고 얘기한다고 한다. ‘양도세 전문 세무사’란 간판을 내걸고 영업했던 C 세무사는 고객에게 소송당한 이후 ‘양도세 전문’이란 말을 뺐다고 한다.

양도세⋅종부세 등 부동산 세금이 난수표처럼 복잡한 데다 자주 바뀌다 보니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뿐 아니라 세무사들 사이에서도 “죽을 맛”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국민이 세무사를 못 믿다 보니 한 세무사에게 맡기지 않고, 발품을 팔아 이 세무사 저 세무사 찾아다니며 세무 쇼핑을 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또 직접 유튜브와 법조문을 보고 공부하는 납세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씨는 “국세청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어봐도 직원마다 말이 다르다”며 “이러니 국민이 세무사와 유튜브, 인터넷 검색 등을 전전하는 ‘세무 쇼핑’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국세 상담 콜센터(126번)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담 대기 인원이 70~80명씩 되는 데다 ‘전화 상담은 법적 효력이 없다’는 코멘트가 흘러나와 김이 빠진다.

C세무사는 “세무사 10명 중 9명은 부동산 세금 상담 고객을 돌려보내는 실정”이라며 “바뀌는 제도, 헷갈리는 해석을 따라가기 위해 들이는 품에 비해 보수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정도밖에 안 되고 리스크(위험)는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A세무사는 “양도세⋅종부세 등이 크게 오르는 내년엔 혼란이 더 커질 텐데 어떤 대책이 있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