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고(故) 이건희 회장 빈소에 유족들이 불편할까봐 방문하는 것을 고민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먼저 손잡고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며 조문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용진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삼성 저격수)가 있어 유족이 불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분(유족)들한테는 불편한 존재일 수 있지만 박용진이 고인을 추모하러 가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조금은 마음 편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회장이 저를 보더니, 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사를 했는데 두어 걸음 앞으로 나오더니 손을 딱 잡더라. 그러면서 ‘이렇게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오는 게 유족들에게 불편하실까봐 올까 말까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더니 ‘이렇게 와주신 것 자체로 많은 위로다’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옆에 있던 홍라희 여사도 고맙다고 하면서 뭔가를 간절하게 저한테 말했다”며 “그 말씀을 전하기는 그렇다”고 했다. 그는 “말씀 안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애도의 말씀을 전하러 갔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서로 훨씬 편한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박 의원은 삼성 저격수로 활동한 것에 대해선 “삼성이라는 기업이 잘 되길 바라고, 한국 경제가 잘 되길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며 “무슨 감정이 있거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 모두 매각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는 이 회장 차명계좌,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며 삼성그룹을 비판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