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 세율 대상 기업들의 순이익이 300억원가량 늘어난 데 비해, 법인세 부담은 5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면서 “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추가 세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던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과세표준(과세 대상 소득) 5000억원 초과 대기업 61곳의 2017~2018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당기순이익(세전)은 1년 전보다 297억원(0.03%) 늘어난 데 비해 법인세 부담은 5조6788억원(22.7%) 급증했다. 세금을 내고 난 순이익은 오히려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이다.

일부 대기업은 당기순이익이 줄었는데도 더 많은 법인세를 냈다. 포스코는 당기순이익이 1조1000억원 줄었는데 법인세 부담은 오히려 3600억원 증가했다. SK텔레콤도 당기순이익은 3800억원 줄었는데 법인세는 150억원 늘었다.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삼성전자는 당기순이익이 36조5000억원에서 44조4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22%) 늘었는데 법인세 부담은 7조7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51%) 늘었다.

늘어난 법인세 5조7000억원 중 3조7000억원은 최고 세율 인상(22%→25%) 효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2조원가량은 비과세·감면 축소로 각종 공제·감면액이 2조원(38.7%) 줄었기 때문이다.

1년 새 늘어난 법인세 5조7000억원은 당초 정부·여당이 법인세를 인상하면서 밝힌 추계의 2배가 넘는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 최고 세율 대상(과표 3000억원 초과) 대기업이 77곳밖에 안 되는 데다 이들의 법인세 부담도 2조2500억원밖에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과표가 이보다 큰 5000억원 초과 대기업 61곳만 봐도 추가 부담이 3조7000억원 늘었고 공제·감면 축소분까지 합치면 전체 법인세 부담은 당시 예상의 2.5배로 불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율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소 추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인세는 시장 경기, 기업 실적 등에 따라 변동이 커 추계가 쉽지 않다”며 “2018년의 경우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좋았던 반면 나머지 회사들은 적자에 시달려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