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힘 있는’ 정부 부처가 더 많은 예산을 따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소방청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국민 생명·안전과 관련된 부처는 오히려 부처에서 요구한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배정받았다.
22일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이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2020년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부처가 요구한 예산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비율은 인사혁신처, 국가정보원,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이 높았다.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필요한 예산 규모를 제출하면, 기재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 예산안을 짜서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이 정부 예산안을 심사해 한 해 정부 예산을 확정한다.
기재부가 2018~2020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인사혁신처가 요구한 금액(평균 19조6172억원) 중 98.9%인 19조3928억원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모든 정부 부처 중 반영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국가정보원(98.7%), 기재부(98.3%), 행안부(98%) 등의 순이었다.
인사혁신처와 기재부, 행안부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힘 있는 부처로 분류된다. 인사혁신처의 경우 공무원의 승진, 해외 연수 등에 관여하고, 기재부는 정부 예산안을 짜는 역할을 한다. 행안부는 각 정부 부처 내 조직의 신설·개편 등을 담당한다. 김태흠 의원은 “소위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국정원의 경우 비공개 예산이 많은 편인데 지난해와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요구한 금액(7056억원)은 정부 예산안에 100% 반영됐다”고 했다. 대통령 비서실(97.1%)과 대통령 경호처(96.9%) 등도 부처 요구액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소방청(73.4%), 식약처(71.4%), 금융위(57.9%) 등은 정부 예산안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김태흠 의원은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식약처가 요구한 금액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는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정부 예산이 각 부처 간 ‘힘겨루기’에 따라 배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