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신이 숨겨둔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예탁결제원의 자회사 사장이 국정감사에 관용차 운행일지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모회사인 예탁결제원 측 지시도 거부했다고 한다. 이 자회사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낙하산’ 인사다. “도대체 뭘 숨기길래”라는 말이 나왔다.

국회 유의동(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예탁결제원 자회사인 ‘KS드림’ 김남수 사장의 자격 문제를 따져 물었다. 앞서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8년 비정규직인 경비·환경미화원 등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면서 KS드림을 세웠다. 이 회사 사장으로 금융 관련 경력이 전무한 김 사장을 앉혔다. 성과급을 포함한 작년 연봉은 약 1억8000만원이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의 노동 특보를 한 김 사장은 참여정부 출범 후 청와대 행정관·비서관 등을 맡았다. 그런데 지난 2006년 일명 ‘골프 파동’으로 사표를 낸다. 당시 국가청렴위원회가 골프 금지령을 내렸는데, 발표 사흘 뒤 기업 임원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그는 5개월 뒤 한국전기안전공사 감사로 가지만 1년도 안 돼 물러났다. 이후 10년 간 별다른 일을 맡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부총리 정책자문위원을 하더니 ‘억대 연봉 사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연임까지 확정됐다.

유 의원은 국감장에서 예탁결제원 측에 “김 사장의 관용차 운행일지와 하이패스 기록을 제출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은 “제출하라고 했는데, 자회사가 못 내겠다고 하더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유 의원이 “KS드림의 지분 몇 퍼센트를 (예탁결제원이) 들고 있냐”고 묻자 “100%”라고 이 사장은 답변했다. 100% 자회사 사장이 모회사 사장의 지시나 국회 요청을 못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게 예탁결제원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캠코, 법인카드 내역·차량일지 가짜 제출”

이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및 차량 운행일지를 허위로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캠코는 원칙적으로 공휴일에 법인카드 결제가 금지돼 있다”면서 “캠코가 제출한 공휴일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 25일의 크리스마스에 ‘쏘카 자동결제 내역’ 한 건만 제출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의원실이 파악한 지난해 캠코의 공휴일 법인카드 공휴일 지침 위반 사례는 10건도 넘는다”면서 “국회가 국정감사를 위해 자료를 요구했더니 그 내용이 허위 제출해 국회를 조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캠코 측이 관용차 운행일지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캠코 사장의 사택에서 본사까지 출퇴근 거리는 길면 15㎞, 짧으면 9㎞”라면서 “그런데 하루에 100㎞, 80㎞이 쓰인 날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서울 출장 시에는 차량일지조차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캠코 측은 “카드 사용 내역을 허위로 낸 게 아니라 (주말 사용에 대한) 예외 신청을 한 건이 일부 누락된 것"이라면서 “관용차가 하루 100㎞씩 운행된 건 외부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