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의 실패.’ 일반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집권 이후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의미에서 쓰는 말이다. 정부가 23번 대책을 내놓은 분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일자리’ 분야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에게 제출한 ‘현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대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총 23번의 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2017년 7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시작으로 지난달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각종 고용 안정 대책까지 총 23번의 일자리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국회 등에 제출한 자료에서 부동산 대책의 경우 ’23번이 아니라 6번의 종합대책을 발표을 뿐'이라고 강조하는데, 정부가 공식 집계한 일자리 대책의 수는 23번이다.
◇코로나 사태에 더 어려워진 청년 취업
지난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 감소했다. 7개월째 취업자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최근의 고용 쇼크는 청년층에게 더 치명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지난달 20대와 30대 취업자 수는 19만8000명, 28만4000명 줄었다. 지난 4월 고용동향 자료를 분석해보면 일시 휴직자 중에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구직단념자 중에는 20대가 가장 많았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젊은층이 종사하는 대면 서비스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청년 취업난은 문제였다. 지난해 전체를 놓고 봐도 30대 취업자 수는 2018년 대비 5만3000명 감소했다.
정부는 2018년 3월에 청년 일자리 대책, 2019년 1월에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 지난해 7월에 청년 희망사다리 강화방안 등을 내놓은 바 있다.
◇노인 일자리 양적 팽창에만 치중 지적도
정부는 2018년 2월에 ’2018~2022 제2차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후로도 노인 일자리의 질적 향상보다는 일자리 수의 증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인 일자리 수(본예산 기준)는 2017년 43만7000여개에서 2018년 51만개로 늘었고, 지난해엔 60만7000여개, 2020년엔 74만개까지 급격히 늘었다.
정부의 계획보다도 일자리 수가 더 빨리 늘어난 측면도 있다. 정부는 2018년 2월에 노인 일자리 중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2022년 52만6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올해 이미 54만3000여개로 목표치를 넘겼다.
그러다 보니 21개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올해 기준 노인 일자리의 수가 해당 지역의 취업자 수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류성걸 의원은 “노인 일자리 등 ‘직접 일자리 늘리기’에 치중하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정부가 최근 일자리 참사의 원인을 모두 ‘코로나 사태의 여파’라고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반면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과 직접 일자리 정책 등을 통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번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데 고용 유지 지원 제도를 통해 기존 일자리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또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직접 일자리 정책을 통해 생계 유지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정부가 노인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만큼 거기에 맞춰 필요한 수준의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