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난데없이 ‘경제 강사’로 변신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경제부총리 직강 시리즈’라는 3~4분 길이 동영상 9편을 찍어 이틀 뒤 기획재정부 유튜브 채널에 올렸습니다. ‘코로나 위기 극복 및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마스터하기’라는 거창한 제목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영상의 내용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홍 부총리가 그동안 소셜미디어에 올려온 글이나 영상처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과 정부 정책에 대한 일방적인 자화자찬으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올해 4차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과 내년에도 이어지는 확장 재정으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나빠진다는 내용은 간략히 설명하고, 대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우리의 재정 건전성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또 영상에서는 재정 준칙 도입 등으로 재정의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해놓고서 정작 9월 중에 재정 준칙에 대해 발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고령화와 복지 비용 증가로 더욱 악화될 우리 재정 건전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이 영상 시리즈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동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은 부총리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휴일을 이용해 영상을 촬영한 것은 부총리의 자유이지만, 그동안 본인이 공언해온 ‘우리 경제의 3분기 반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화자찬 동영상을 찍는 것이 그리 급한 일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원래 홍 부총리는 경제부총리로 부임한 2018년 12월에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조차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8월부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재미를 붙인 듯 글을 올리는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지난달에만 본인의 페이스북에 24건의 글을 올렸는데, 내용은 대부분 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 등으로 치우쳐 있었습니다. 정부 내부에서는 홍 부총리의 ‘자화자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고심하는 자영업자나 취업 준비생, 실업자들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