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벽배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심야시간대 배송차량 교통사고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최근 2년 사이에 9배 많아질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4일 낸 ‘새벽배송 화물차 교통사고 실태 및 예방대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4년(2017년~2020년 6월) 삼성화재에 접수된 영업용 1톤 화물차(탑차) 사고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다.
새벽배송은 201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약 9000억원 규모의 시장이었고, 올해는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1조5000억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새벽배송 성장과 비례해 심야시간대 배송차량 교통사고도 크게 늘고 있다. 삼성화재에 접수된 심야시간(오후 11시~오전 6시) 영업용 화물차 사고는 지난 2017년 150건에서 2019년 1337건으로 9배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1668건의 사고가 터졌다. 작년 한 해 사고 기록을 벌써 뛰어넘은 것이다. 작년 상반기(509건)와 비교하면 3.3배 증가한 규모다. 작년에만 하더라도 전체 사고 가운데 심야시간대 사고 비중은 13%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25%에 달한다.
심야시간대에 사고를 낸 운전자 가운데 70%는 20~30대로 조사됐다. 반면 주간시간대에는 20~30대 운전자 비중이 47%로 훨씬 낮았다. 연구소는 “심야시간대 사고의 20~30대 운전자 비율이 높은 원인은 심야배송 특성상 체력적인 부담으로 인해 20~30대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탑차를 운전하는 건 일반 화물차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연령이 낮을수록 운전 경력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제호 책임연구원은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인해 새벽배송 시장은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벽배송 차량의 교통사고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 책임연구원은 “새벽배송 특성상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 20~30대가 많고, 이들은 운전 경력이 상대적으로 적어 화물차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배송 물량 증가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새벽배송 화물차 사고를 예방하려면 우선 차량 안전장치 장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송차량은 적재함으로 인해 후방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후진 중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재함이 설치된 특수용도형 화물차’에는 후방영상장치(후방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해 후방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업용 화물차를 운전하는 데 필요한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증’의 면허 요건을 2종 보통면허에서 1종 보통면허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