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신 R&D 기본방향/산업부

‘시장에서 외면받는 기술만 잔뜩 개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부의 ‘산업 R&D(연구·개발)’ 사업 방식이 전면 개편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성윤모 장관과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석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산업 R&D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혁신방안은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R&D 사업에도 ‘샌드박스’(규제 유예)를 도입하기로 했다. 가령 반도체 장비업체 A사가 정부 예산지원을 받아 차세대 장비를 개발할 때, 기존에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트렌드가 변해도 기존의 연구과제를 수정할 수가 없었다. 향후 A사의 연구가 R&D 샌드박스에 선정되면, 시장의 변화에 따라 세부 개발 과제의 변경도 가능해진다. 또 기존에는 금지했던 정부 지원 예산의 인건비 사용도 허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 R&D 성과가 우수한 기업이 샌드박스에 우선 선정될 것”이라고 했다.

혁신적 연구개발을 막는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R&D 평가방식도 바꾼다. 그동안 정부는 연구의 성과를 ‘성공’ ‘실패’로 나눠왔다. 앞으로는 정성적 평가를 도입, 연구자나 기업이 당초 설정한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하더라도 연구의 질을 평가해 향후 연구비 지원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기존의 평가방식 때문에 그동안 연구자들은 혁신적 연구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큰 하향평준화된 과제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평가 제도 개편을 통해 실제 사업화가 가능하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기업의 현실을 감안해 정부 R&D 예산을 지원받을 때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낮춰주기로 했다. 산업연관효과, 도전성, 산업별 특성 등을 고려해 기업 부담금을 현재보다 최대 4분의 1 수준까지 경감해주기로 했다.

제조업에 편중된 R&D 사업을 서비스업종으로도 확대한다. 정부는 ‘서비스 R&D 특례’ 규정을 신설, 제조·서비스 융합과제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개방형 혁신 지원도 늘린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간에만 이뤄지던 연구개발을 벗어나 해외 시장 수요를 잘 아는 글로벌 연구기관과의 공동개발에 대한 지원을 현재 전체 연구비 예산의 3% 수준에서 2023년까지 15%로 늘리기로 했다.

성윤모 장관은 “코로나와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전례 없이 커진 불확실성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기술혁신 역량”이라며 “산업 R&D 사업이 기업 혁신역량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으로 지원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