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가 콩보다 비싸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두부는 원재료인 콩을 가공해서 만들기 때문에 콩보다 비싼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최근 한 여당 의원이 사실상 이런 논리로 PG(전자지급결제대행) 업계를 비판했습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규제 무풍지대 PG사, 최근 3년 수수료 6조 넘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카드 수수료보다 PG사 수수료가 더 비싸며, 자영업자 보호 대책은 없다는 내용입니다. 권 의원이 근거로 든 자료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PG사들의 수수료 수입 및 판매금액입니다. 올해 상반기 PG사 판매금액은 6조9841억원, 수수료 수입은 1545억원이라고 합니다. 권 의원은 수수료 수입을 판매금액으로 나눈 값을 ‘수수료율’로 추정했습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2.2%가 됩니다.
권 의원은 이를 근거로 “카드 수수료와 더불어, 카드 수수료보다 비싼 PG사 수수료를 추가로 납부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카드사들이 받는 가맹점 수수료율(0.8~1.95%)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아니, 카드 수수료보다 PG사 수수료가 비싸다니?” 분통이 터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일까요? 금융 당국과 업계는 “오해”라고 입을 모읍니다. PG업계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란 겁니다.
PG는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사와 온라인 판매업체간의 결제를 중개해주는 업체입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카드 결제를 하면 이 정보가 PG를 거쳐 신용카드사로 전달되는 것이죠. PG사는 이 대가로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PG사의 수수료 수입에는 카드사들이 가져갈 가맹점 수수료도 포함돼 있습니다. 예컨대 1만원을 결제해 220원을 PG사가 수수료로 가져가지만, 이중 상당 부분은 카드사 몫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실제 PG 수수료율은 얼마일까요. 업체마다 제각각이지만, 높아도 0.5~0.6% 수준이라고 금융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카드 수수료보다 비싼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더구나 PG사들이 수수료율을 끌어올리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입니다. PG업계는 120여개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금융업권 가운데 이 정도로 업체가 많은 곳은 찾기 어렵습니다.
권 의원은 엉뚱한 분석을 근거로 “(카드사와 달리) 수수료 등 규제 밖에 있는 PG사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주장을 하든 그건 자유지만, 적어도 근거가 탄탄한지는 한 번 따져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