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했을까. 사우디 국부펀드 등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크루즈 회사 카니발 등 급락주를 사들인 것과 달리 오크트리의 행보는 매우 신중했다. 시장이 하락했을 때 전반적으로 주식 매입 수를 늘리면서도, 주로 내수주(株)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오크트리캐피털이 2분기에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전기·발전이었다. 블룸버그와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중 21.1%를 차지했다. 투자 비율이 1분기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캘리포니아 에너지 기업인 PG&E를 2억주 사들였고, 텍사스 발전 기업인 비스트라의 주식은 225만주를 추가로 샀다. 발전 업종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땐 다른 기업보다는 주가 상승 속도가 더디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다. 경기 악화를 염두에 둔 투자로 해석된다. 막스 회장은 최근 발표한 투자자 메모에 “최근 5개월간 주식시장의 흐름은 기존 경기 사이클 분석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썼다.
소비재 기업의 투자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투자 비율이 13.8%로 전 분기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주택건축회사인 테일러모리슨의 주식 161만주, 브라질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메르카도리브레의 주식 7300주를 사들였다. 반면, 가격 급등락이 심한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주식은 전체 보유량의 약 25%(10만주)를 팔았고,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대장주인 시저엔터테인먼트는 기존 보유량의 약 55%(5550만주)를 팔았다. 오크트리는 석유 메이저 등이 포함된 에너지 업종의 비율을 낮췄다. 중국해양석유, 보난자크릭, 펜버지니아 등 일부 석유 채굴 기업주식을 전량 처분했다.오크트리는 2분기에 게임·클라우드 기업인 킹소프트 1800만주를 샀다. 브라질 은행인 방쿠브라데스쿠는 68만주, 헬스케어 회사 제네트론은 790만주를 새로 샀다. 백신주 중엔 소렌토세러퓨틱스 10만주를 신규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