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선덜랜드

넷플릭스 '죽어도 선덜랜드'

6번이나 잉글랜드 1부를 제패한 유명 축구클럽 선덜랜드 AFC의 2017~2018시즌 흥망성쇠를 다룬 다큐멘터리 시리즈. 한때 기성용과 지동원이 몸담은 팀이다.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덜랜드가 어떻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원(3부)으로 추락했는지를 그리며, 구단 안팎의 이야기를 내밀하게 다룬다.

선덜랜드가 처참한 성적으로 3부로 강등됐을 때에도, 팬들은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홈구장)로 몰려든다. “팀 성적이 아무리 안 좋아도 상관없다. 3부여도 상관없다. 잘 할 수 있다는 희망, 팬들이 다시 모일 수 있다는 희망만 있으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선덜랜드 시민에게 축구클럽이 지니는 의미와 열정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

넷플릭스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타이자, 날카로운 비판의 대상인 파리 생제르맹 FC의 네이마르. 그의 사생활과 화려한 축구 커리어에서 겪은 기복을 3부작 다큐로 풀어낸다. 올해 초 공개된 신작이다. 경기장 안에선 영웅이지만, 밖에선 논란의 인물인 그는 현재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숙 중.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선수의 이야기, 세계적인 축구 스타 베컴, 메시, 음바페 등 전설과의 인터뷰를 통해 네이마르의 위치를 짚어보자.

◇맨발의 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일만큼 좋은 영화 소재는 없다. 현실에서 있었던 일을 재현했을 때 주는 감동은 더욱 가슴 뭉클하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맨발의 꿈’은 10년이 넘었지만 잔잔한 감동이 그리울 때, 그것도 성공의 기쁨이 그리를 울 때 다시 돌려보는 작품이다. 넷플릭스와 왓챠, 웨이브 등 왠만한 곳에선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맨발의 꿈 /넷플릭스

동티모르 유소년축구팀 김신환 감독이 실제 주인공이다. 한때 촉망 받던 축구스타에서 사기꾼 취급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 주인공(박희순 분)은 인생역전의 마지막 승부수를 내전으로 상처 뿐인 동티모르에 건다. 운명처럼 그의 눈에 들어온 그곳 아이들. 거친 땅에서 맨발로 공을 차는 모습을 본 주인공은 축구화를 할부로 팔기로 마음 먹고, 아이들에게 축구선구의 꿈을 심어준다.

그러나 먹을 것조차 부족했던 아이들에게축구화, 그리고 축구는 꿈같은 이야기. 내전으로 겹겹이 쌓인 갈등과 원망만 고스란히 드러날 뿐이었다. 주인공은 감독이 되어 하나 둘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결국 동티모르 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축구선수의 꿈을 이뤄 나간다.

김신환 감독은 실제 2004년 일본 히로시마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해 나라 이름조차 몰랐던 동티모르를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다. 그래서 동티모르의 히딩크라고 불린다. 2004년, 2005년 동티모르 국가 훈장을 받고 그곳에선 국민 영웅이 됐다.

맨발의 꿈 /넷플릭스

“누가 그래? 꿈도 꾸지 말라고. 돈 없으면 축구도 하지 말라고. 운동장에 서면 미국 애들이나 일본 애들이나 다 똑같단 말이다.” 영화 속 김 감독은 아이들에게 소리친다. 스포츠 영화가 주는 특유의 응원이다.

◇소림축구

영화 소림축구 포스터.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상 속 장면들이 영화에서 끝도 없이 이어진다.

제목에도 버젓이 있지만 ‘소림축구’를 과연 축구 영화라 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축구가 주제인 건 분명하지만, 현실 축구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40대를 전후한 독자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작품이다. 2002년 개봉했는데, 이때가 언제인가. 바로 2002 한일월드컵 때와 맞물리는 시기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홍콩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쓸 정도였다.

소림축구는 B급 코메디의 대부 중의 대부인 주성치가 감독, 제작, 각본, 출연을 모두 소화해낸 작품이다. 주성치라는 이름 하나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제목에 ‘소림’이 들어간 것처럼 이 영화는 축구보다는 소림사 무술에 가까운 장면이 계속 이어진다. 일본 축구 만화에서 과장되게 표현됐던 장면들이 영화에 끝도 없이 등장한다.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주성치의 터치를 거쳐서 웃음으로 승화된다. 군대에서 축구했던 이야기를 혐오하는 사람들에게도 소림축구는 유쾌하게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웨이브, 왓챠 등에서 볼 수 있다.

◇베른의 기적

영화 베른의 기적 포스터.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 배경이다.

소림축구처럼 이 영화 또한 최신작은 아니다. 한국에선 2004년 선을 보인 작품이다. ‘아무래도 축구 얘기만 있는 건 싫다’, ‘난 감동도 원한다’ 이런 독자에게 베른의 기적을 권한다. 한국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꿈의 4강 신화를 이룬 감동과 환희를 기억하는가. 독일에겐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 그랬다.

지금은 세계 축구의 첫째줄에 당연히 있는 독일이지만, 1954년 당시엔 안 그랬다. 특히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전범국가 독일의 국민들은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축구에서도 변방 취급을 받았다. 당시 세계 최강은 헝가리. 손흥민이 2019-2020 시즌 번리를 상대로 ‘70m 원더골’을 터뜨리며 푸스카스상을 받았는데, 그 푸스카스가 헝가리의 레전드다.

영화 베른의 기적은 푸스카스가 떡하니 버티고 있던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와 약체 독일(서독)의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이 배경이다. 당시 한국도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했는데 2골을 넣은 푸스카스의 헝가리에게 조별리그에서 0대9로 패했다. 다시 베른의 기적으로 돌아가자면, 약체 독일이 세계 최강 헝가리를 상대로 0대2로 끌려가다가 3대2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월드컵 우승컵을 들게 된다. 축구가 주된 이야기이지만, 당시의 시대상과 아버지와 아들의 드라마 등 영화를 감동으로 몰아넣는 장면들이 많다. 축구 자체를 감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지만, 영화로 감동을 느끼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베른의 기적을 추천한다. 왓챠, 웨이브 등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