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최승현입니다. 정치부 여야팀장을 한 뒤, 논설실에서 사설과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 대선이 코 앞이라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대해 한줄평을 해주신다면요.
이재명: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신뢰하기 힘든 열정남
윤석열: 권력보다 아내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아 신뢰하기 힘든 순정남
3. 정치부 생활하면서 엿본 ‘정치’의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요. 궁금해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후진적인 분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밀한 취재와 냉철한 비판이 필요한 곳입니다
4. MBTI 성향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ENTP)’라고 나옵니다.
5. 어떤 OTT 보고 계신가요?
넷플릭스를 보고 있습니다.
6. 지금 꽂혀 있는 작품이 있으신지요.
프라미싱 영 우먼(2020).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7년 전 가장 친한 친구가 비극적인 사건을 당한 것에 괴로워 하던 한 여성이 그 친구를 위해 치밀한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감상한 영화 중 가장 알싸한 쾌감을 준 작품이죠. 역발상이 돋보이는 신선한 ‘리벤지 무비’쯤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기자 생활하면서 ‘아 이건 영화, 드라마 찍을 감이야’ 느끼셨던 사건이 있으셨나요?
어느 대선이든 극적이지만 이번 대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흥행 요소를 지닌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정치 장르로 분류하기는 어려워보이고, 범죄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가 뒤섞인 장르로 24부작 시리즈쯤은 되어야 이번 선거의 이야기를 다 풀 수 있을 거 같네요. 멜로도 조금 곁들일 수 있겠습니다. 상당한 자본과 흥행 배우들이 투입돼 넷플릭스로 배급된다면 웬만한 작가가 써도 ‘오징어게임’ 못지 않은 세계적 흥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여태껏 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중 추천작 3편을 꼽는다면.
공각기동대(1995)
처음 본 지 27년이 지난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 넷플릭스에서 꺼내보는 작품입니다. 지금은 휴대폰과 스마트워치로 일상이 된 초연결사회가 됐잖아요. 오시이 마모루는 아예 ‘전뇌(電腦)’라는 개념을 앞세워 수많은 인간과 휴머노이드가 직접 두뇌로 연결된 세상을 그려냈습니다. 수십년 전에 말입니다. 디지털화된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묵시록, 아직도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덩케르크(2017)
100여 년 간 반복됐던 전쟁 영화의 작법을 완전히 해체한 뒤,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과 극적 흥미를 극대화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스텔라’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중 유일하게 완전한 이해가 가능한 작품이기도 하죠.
‘데드풀’ 이후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온 모든 영화.
수다가 끊이질 않는 떠벌이 액션으로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배우 자체가 스스로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킬러의 보디가드’, ‘프리가이’ 등도 좋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나온 ‘레드 노티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킬링타임’ 전문 배우입니다.
9. 정치 현실을 가장 실감나게 묘사한 작품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한국 정치 드라마는 거의 대부분 정형화된 선악 구도로 일관해 솔직히 말하면 유치합니다. 미국의 정치 드라마는 지나치게 거대한 음모론이 스토리를 집어삼킨다는 점에서 황당무계한 경우가 많죠.
차라리 불도저 같은 미국 워싱턴 여성 로비스트의 불안하고 강박적 일상을 다룬 영화 ‘미스 슬로운’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는 그들만의 ‘정치 게임’에 관한 본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아니라면 해내지 못했을 배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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