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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귀 따갑게 들었던 이른바 ‘개고기 송’이란 응원가를 더 이상 부르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 노래는 현지에서 ‘Park, Park, Wherever You May Be’로 알려져 있는데, 그 가사 때문에 한국인을 비하하는 노래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실제로 맨유 팬들이 이 노래를 거리나 술집에서 부를 때 근처에 동양인이 있으면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노래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박지성 응원가 - ‘Park, Park, Wherever You May Be’
그러나 가사를 보면 ‘개고기’ 부분은 저급한 농담이고 사실 리버풀 팀을 조롱하는 데 방점이 있는 노래로 들린다. “박지성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지/ 너네 나라에선 개고기를 먹지/ 그런데 더 심한 것도 있지 스카우스(scouse)라고/ 임대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다네” 쯤으로 번역할 수 있는 노래다. ‘스카우스’란 ‘남은 고기로 끓인 찌개’란 뜻의 리버풀 사투리다.
박지성은 맨유 활동 초기 이 노래가 무슨 뜻인지 모르다가 그 뜻을 알고도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인들이 이 노래를 박지성 은퇴 후에도 계속 부르고 심지어 역시 영국에서 활동 중인 축구선수 지소연과 황희찬을 향해서도 부르자 최근 맨유 홈페이지에 등장해 “이제 그만 그 노래를 멈춰달라”고 했다.
▼The Dubliners & Jim McCann - ‘Lord of the Dance’
이 노래는 ‘Lord of the Dance’라는 찬송가가 원곡이다. 이 노래의 주 멜로디는 19세기 작곡된 미국 셰이커 교도들의 노래 ‘Simple Gifts’에서 따왔다. 국내에도 이 노래는 ‘춤의 왕’이란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교회에서 불리기보다는 1980~90년대 대학가 술자리에서 ‘술의 왕’이라는 노래로 개사돼 많이 불렸다. 이 노래의 “춤춰라 어디서든지/ 힘차게 멋있게 춤춰라/ 나는 춤의 왕 너 어디 있든지/나는 춤 속에 너 인도하련다” 하는 후렴구가 박지성 응원가 멜로디다.
▼요요마 - ‘Simple Gifts’
손흥민 응원가에는 전혀 인종차별적 요소가 없다. ‘Nice One Sonny’는 원래 ‘Nice One Cyril’이란 노래였다. 1970년대 토트넘 축구선수였던 시릴 놀즈의 응원가로 출발했다. “잘했어 소니/ 정말 잘했어/ 잘했어 소니/ 한 골 더 넣어라” 하는 가사는 원래 “잘했어 시릴”이었다. 원래 가사는 ‘Nice one Cyril, Nice one son”으로 여기서 ‘son’은 별 뜻 없이 ‘one’과 운율을 맞추기 위한 단어인 것으로 보이는데, 마침 손흥민의 영문 성이 ‘Son’이니 냉큼 손흥민 응원가로 바꾼 것 같다.
▼손흥민 응원가 - ‘Nice One Sonny’
이 노래 제목은 원래 제빵회사 TV 광고의 슬로건이었다. 시릴이란 제빵사가 빵을 잘 구워냈다는 뜻이었는데 토트넘 팬들이 같은 이름의 축구선수 시릴 놀즈 응원가로 따온 것이다. 멜로디는 ‘Goodnight, Ladies’라는 미국 민요에서 따왔다.
▼ 유니버셜 뮤직 - ‘Goodnight, Ladies’
이 원곡을 듣다 보면 번안 동요 ‘비행기’의 멜로디가 이어진다. 이 노래는 또 ‘Mary Had a Little Lamb’이란 원곡이 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없다시피 하던 19세기 민요들이 뒤섞이면서 생겨난 곡으로 보인다.
▼ CoComelon - ‘Mary Had a Little Lamb’
한국의 이미지에 ‘개고기를 먹는 나라’가 포함돼 있는 것이 즐거운 일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식문화를 저급한 방식으로 조롱하는 것도 불쾌한 일이다. 영국 축구의 수퍼스타였던 박지성이 직접 나섰으니 인종차별을 의도했든 아니든, 이제 그 노래도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 스밍 List!] ☞조선닷컴(chosun.com/watching)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린데이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