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게 해드립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7월 첫째주 추천작은 ①섹스/라이프 ②개와 함께 ③주 ④나기의 휴식 ⑤보이스 이다.
◇섹스/라이프(2021)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섹스/라이프’ 열풍이 심상치 않다. 스트리밍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지난주부터 전세계 넷플릭스 스트리밍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 교외에 사는 전업 주부 빌리의 성(性) 생활을 그린 여성향 포르노다. ‘넷플릭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수위가 높아, ’39금' 막장 드라마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IMDb나 로튼 토마토 평점은 처참하지만, 시청 순위는 1위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분류될 수 있을 듯 하다.
성실하고 부유하며 능력있는 남편, 사랑스러운 두 아이까지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빌리는 언젠가부터 욕구 불만에 시달리고 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그녀의 머릿 속은 온통 섹스로 가득하다. 결혼 전 뉴욕에서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각양각색의 남자들과 다양한 잠자리를 즐겼던 그녀. 남편과의 성관계는 불만족스럽고, 독박 육아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빌리는 욕구 해소 차원에서 과거의 성 생활을 되돌아보는 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일기 지분의 팔할은 옛 남친 브래드 얘기다. 최악의 나쁜 남자였지만, 잠자리에서는 최고였던 브래드. 그녀는 지금 당장 이 남자를 미치도록 만나고 싶다. 그리고 얼마 뒤, 남편 쿠퍼가 일기를 발견한다.
개요 드라마 l 미국 l 2021 l 8부작
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특징 39금에 진심인 넷플릭스?
평점 ⭐IMDb 5.6/10 로튼토마토 31%
◇개와 함께(2018)
한국 사회에서는 애완견 대신 반려견이라는 표현을 쓴 지가 꽤 됐다. 개를 단순히 ‘좋아해서 같이 노는’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이자 짝’으로 인식하는 이가 그만큼 많아졌다. 넷플릭스 ‘개와 함께’는 개와 인간이 얼마나 가까운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6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떤 개는 뇌전증을 앓는 소녀 곁을 지키면서 발작이 생기면 바로 짖어서 위험을 알려준다. 내전 중인 나라에서 도망쳐나온 한 난민은 난리통에 헤어졌던 개를 끝내 찾아내 다시 상봉한다.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들이 드넓은 농장에서 뛰노는 ‘떠돌이 개들의 천국’도 있다. 이 따뜻한 이야기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후속 시즌도 7일 출시됐다. 2번째 시즌에서는 우주비행사, 신부, 파병군인 등과 개의 인연을 소개한다.
개요 다큐멘터리 l 미국 l 2018 l 6부작
등급 12세 관람가
특징 개는 인간의 동반자
평점 ⭐IMDB 8.1/10
◇주(2017)
지금까지 인류는 지구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정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때 육식성 야수들의 먹잇감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과학과 문명이 발전하면서 나머지 동물을 잡아먹을 수 있는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쟁취했다. 심지어 재미로 동물을 죽이거나 가둬두고 관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지배 구도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까. 생존을 위해 진화하는 다른 동물종들이 서로 연합하고 오로지 공동의 적인 인류를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키게 된다면? 섬뜻한 상상을 그려낸 드라마가 있다. 바로 미국에서 3시즌째 인기리에 방영중인 넷플릭스 ‘주’다. 인류는 ‘반인간’ 동물 연합전선을 막아내고 ‘만물의 영장’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개요 SF 스릴러 l 미국 l 2017 l 3시즌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분노한 동물들의 쿠데타
평점 ⭐IMDB 6.8/10
◇나기의 휴식(2019)
우리나라에 ‘분위기를 파악하다’ ‘눈치를 보다’란 표현이 있다면 일본엔 ‘공기를 읽다(空気を読む)’란 말이 있다. 일본에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공기 읽기’는 기본 중의 기본.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는 걸 가장 큰 미덕으로 여기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압축한 단어다.
공기를 너무 열심히 읽은 나머지 과호흡으로 회사에서 졸도해버린 28세 직장인 ‘오시마 나기’는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답답한 인생을 ‘리셋’해보기로 한다.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자신을 가스라이팅하던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이불 한 채 달랑 짊어지고 도쿄 외곽 시골의 허름한 아파트에 자리 잡은 나기. 변변한 살림살이는 없지만, 비로소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된 그는 이곳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호기롭게 사직서를 날린 나기가 꿈을 좇다 대박이 난다면 그건 판타지 드라마다. 나기는 그곳에서도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해 좌절하고,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한숨을 쉰다. 그러나 그 실패는 모두 의미 있다. 나보다 남들이 행복해 할 선택을 하며 스스로를 갉아먹던 나기는 이곳에서 비로소 인생의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공기는 읽는 게 아니라 뱉고 마시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던 나기는 사실 엄청나게 강한 여자였다. 드라마를 보며 나기와 함께 한뼘 성장한다.
개요 드라마 l 일본 l 2019 l 10부작 l 회당 44~59분
등급 15세 관람가
특징 뜨거운 여름, 상쾌한 그늘같은 드라마
평점 IMDb⭐8.8/10 l 왓챠피디아 평균 별점⭐4.3/5
◇보이스 시즌4(2021)
작은 소리 하나까지 잘 듣는 특별한 청력의 ‘보이스 프로파일러’와 골든타임을 사수하려는 112신고센터 대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
지방경찰청의 112 신고센터장으로 근무 중인 강권주(배우 이하나). 경찰대 수석졸업생 출신이자 ‘보이스 프로파일러’란 독특한 직책을 가진 그녀는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뛰어난 청감 능력이 생겼다. 덕분에 일반 사람은 듣지 못 하는 수화기 너머의 현장 수백미터 반경의 소리까지 추적해내는 이 능력으로 그녀는 뛰어난 범죄 검거율을 자랑한다. 그녀는 이를 토대로 112센터에 걸려온 신고전화 속 소리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팀원들에게 피해자 구출을 위한 출동 명령을 지시하는 일명 ‘골든타임팀’을 신설한다.
그러던 어느날 강 센터장에게 ‘우리는 샴쌍둥이에요’란 제목을 단 정체불명의 이메일 한 통이 온다. 자신이 강 센터장과 같은 능력을 지녔고, 동시에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관계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강 센터장은 이메일 속 내용들이 연쇄살인사건을 예고했던 것이란 걸 깨닫고, 메일을 보낸 자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한편 그런 강 센터장의 골든타임팀으로 미국에서 마약수사공조를 위해 한국에 왔던 데릭 조의 여동생이 누군가에게 납치됐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그리고 그 범인이 강 센터장에게 예비살인을 예고했던 인물이란 사실이 드러나는데. 각자의 이유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과연 끔찍한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
드라마 보이스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시즌제로 제작됐다. 시즌1은 싸이코패스 살인마와 얽힌 강권주 센터장의 과거, 시즌2~3은 엽기적인 살인마 조직을 쫓는 골든타임팀의 고군분투를 중점으로 그렸다면 이번 시즌4는 시즌3에서 등장했던 엽기살인마 조직의 진정한 배후가 등장할 것으로 예고돼 큰 기대를 모았다. 또한 시즌 1의 무진혁(장혁), 시즌2~3의 도강우(이진욱)에 이어 강 센터장과 협력해 범죄 수사에 뛰어드는 남성 히로인격의 인물 데릭 조(송승헌)가 등장한다. 4개 시즌 동안 감초 연기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자아낸 골든타임팀 대원들의 캐릭터 면면 또한 지켜볼만 하다.
개요 스릴러, 범죄 추리 드라마 l 한국 l 시즌 1~4(2017~2021)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일부 회차 19세 이상 관람가)
특징 ‘청력’으로 범인을 잡을 수도,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독특한 설정
평점 IMDb⭐7.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