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의장과 중앙승가대 총장을 지낸 원로의원 지하(智霞·86) 대종사가 14일 오전 4시 40분 부산 미타선원에서 입적했다.
지하 대종사는 수행(이판)과 행정(사판)을 두루 겸비한 스님으로 평가받는다. 1960년 추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사미계를 받았으며 1970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1963년 종비생(宗費生) 1기로 선발돼 법주사 승가대학과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 공군 군법사로 전역한 후 남원 실상사·쌍계사·개운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또 12·13대 중앙종회 의장을 지냈으며 1996년에는 중앙승가대 총장도 역임했다. 13대 중앙종회 의장을 마친 후에는 봉암사와 수덕사의 선원에서 3년씩 치열하게 정진했다. 2017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추대됐고, 2018년 종단 최고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1977년 실상사 주지 시절엔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 맡겨졌던 11세·7세 꼬마 형제의 양육을 맡아 이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10여 년간 돌보기도 했다. 형제 중 형은 지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현재 미타선원 선원장을 맡고 있는 하림 스님이다. 노무사로 활동하는 동생 지문조씨는 지난 2016년 스님의 희수(喜壽) 때 스님과 형제의 사연을 정리해 ‘스님의 정원’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하림 스님과 지씨는 “부모 없다는 설움을 별로 느끼지 않을 정도로 스님이 잘 길러주셨다”고 했다.
스님의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葬)으로 엄수되며 영결식은 18일 오전 11시 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