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일주문에는 ‘역천겁이불고(歷千劫而不古) 긍만세이장금(亘萬歲而長今)’이란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고, 만 년이 지나도 늘 지금이라는 뜻입니다. 불교는 과거에 머무는 종교가 아니라, 언제나 지금 이 시대의 고통과 함께 호흡하는 진리의 길이어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역할을 확대하겠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분노·우울·고립 등 마음속 집착과 괴로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선명상이 ‘국민마음평안’과 ‘마음 안보’인 정신 문명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 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은 불교 박람회는 서울·대구·부산 등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불교 문화유산을 활용한 굿즈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보존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수년째 출가자가 연간 두 자릿수에 머문 것에 대해서는 “올해는 상반기에 사미계와 사미니계를 신청한 분이 60명을 넘어서는 등 세 자릿수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계종은 올해 9월 총무원장 선거가 있다. 진우 스님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하고 싶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고 피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다”며 “의지가 지나치면 과욕이 되고, 의지가 없으면 무능력하고 신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선상에서 잘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