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아 종교 지도자들이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새해에도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합과 평화를 기원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사바세계에서 쉼 없이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이 한마음 청정해지면 자타(自他)가 본래 한 몸이며 수행을 돕는 소중한 도반의 인연임을 알게 될 것이로다. 번뇌 그친 곳에 법계(法界)를 뛰어넘는 지혜가 현전하고, 원력(願力) 수승한 곳에 모든 이들이 행복할 터전이 마련되도다. 오랜 좌선(坐禪) 긴 밤 피곤하더니 차(茶) 달이며 한없는 은혜 느끼네. 한 잔 차로 혼미한 마음 물리치니 뼛속 스미는 맑은 향기 온갖 걱정 사라지네.”
한국교회총연합 김정석 대표회장
“국내외적으로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지는 이 시기에, 교회는 세상을 화목하게 하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비난보다는 격려를, 정죄(定罪)보다는 사랑을 택하며, 연합과 일치의 아름답고 선한 가치를 증명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6년 한국교회는 상처 입은 이웃을 보듬고 치유하며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이 땅 위에 구현하는 사명에 충실할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지난 한 해, 우리는 커다란 혼란을 극복하고 새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온 세계가 감탄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국민 모두가 보여준 책임 있는 행동과 참여의 결실이었습니다. 새 정부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사회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굳건히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
“일어나는 마음이 본래 공(空)한 줄을 모르고 쓰면 탐진치(貪瞋癡) 삼독(三毒)이 되며, 알고 쓰면 계정혜(戒定慧)의 공덕이 된다. 언제나 일체 중생의 행복과 함께 국운 융창과 세계 평화를 발원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알고 욕심 없는 정심(正心)을 지키며 청정하게 살아가는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로서 쉼 없이 달리는 기운을 지녔다. 말은 방향이 바르지 않으면 길을 잃고, 고삐를 놓치면 스스로를 다치게 한다. 세계는 더욱 빠르게 변하고, 갈등과 분열, 탐욕과 분노가 서로 맞물려 인간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멈추어 서서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야 한다.”
진각종 덕일 총인
“옛 틀을 비워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편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혁신은 전통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이어서 살아 있게 하는 움직임이며, 머무름이 아닌 용맹정진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합하는 곳에 힘이 있고, 새로움 속에 길이 있습니다.”
원불교 성도종 종법사
“자립의 힘은 각자의 삶을 일으키고, 지혜의 빛은 사회를 밝히며, 배움의 평등은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고, 나눔의 실천은 세상을 품에 안아냅니다. 이 네 가지 덕목이 서로 어우러진다면 광대무량한 낙원의 문이 활짝 열려 인류는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천도교 박인준 교령
“지난 한 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 각자의 자리에서 질서를 지키고 사회 안녕을 위해 정성을 기울여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조화와 화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를 바랍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올해는 역동적인 기운을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입니다. 우리 사회가 마주한 여러 갈등과 어려움을 말의 기세처럼 힘차게 뛰어넘어,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가르는 벽이 아니라, 함께 걷는 다리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병오년 새해, 분노의 불은 내려놓고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혀 서로의 마음을 덥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 편안해질 때 우리 사회의 내일도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