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뉴시스·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태에 대해 종교계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7대 종교 지도자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는 5일 ‘국민의 평안과 행복이 우선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종지협은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와 군 투입, 국회의 해제 요구 의결과 국무회의의 해제 의결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혼란과 헌법 질서의 훼손 상황은 국민 모두를 고통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며 “정부를 비롯한 헌법 기관들이 국민의 고통에 더욱 귀 기울이고, 법과 절차에 따른 민주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종지협은 대한불교조계종,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지도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 총무원장 진우 스님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는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우리 국민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선택하였고,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며 이룩해 온 민주주의에 대한 드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나 우리 국민 모두는 큰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법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는 냉정한 이성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또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수호하고 아픈 역사적 상처까지 보듬어 온 저력이 있다”며 “조계종은 불안한 국민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기도와 행동으로 국민 곁에서 늘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의장 이용훈 주교 이름으로 입장문을 4일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군사 정권 시절에나 선포되었던 계엄령이 2024년 오늘 대한민국에 선포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 외부의 적이 침략하거나 전쟁의 위협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도 않은 현실에서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최고 통수권자로서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서 일련의 사태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한국 천주교회와 국민의 요구에 진심을 다하여 응답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4일 총무 김종생 목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는 시민들에 대한 전쟁선포이자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NCCK는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로 무장 난입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NCCK는 또 “다행히 국회 의결로 비상계엄은 6시간만에 해제됐지만 그렇다고 헌정을 부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이 그렇지 않음에도 기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국민을 불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윤석열 대통령은 무릎꿇어 사죄하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도 4일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나와 깊은 사과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