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천주교 사제들이 신자를 위로하는 마음과 새 출발의 다짐을 담은 합창 동영상에 신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지난 1월 말 인천교구 남동지구 사제 10여 명이 함께 부른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동영상과 살레시오 수도회 사제·부제 서품식 후 사제 3명과 부제가 합창한 ‘질풍가도’ 동영상이다. 비슷한 시기에 유튜브에 올라온 두 영상은 1개월 만인 25일 현재 각각 42만회(질풍가도)와 15만회(바람의 노래)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각 채널들의 평소 조회수는 수백~2000회 정도였다.
인천교구 남동지구 사제들의 합창은 지난 1월 23일 만수1동성당에서 열린 신년 교례 미사에서 선보였다. 남동지구는 인천교구 내 13개 지구 중 하나로 15개 성당이 속해있으며 이날 미사는 구역장·반장 등 신자들과 인사 이동으로 새로 부임한 사제들이 인사하는 자리였다. 동영상에는 ‘수고하시는 구반장님들께 드리는 깜짝 선물’이란 해시태그가 붙었다. 노래에 앞서 유승학 신부는 “노래 가사 속에는 사랑으로 살아가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이 신부들의 마음”이라며 “여러분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선곡 취지를 말했다. “한 곡밖에 연습하지 못해 앵콜은 없다”는 웃음 섞인 안내에 이어 신부들은 피아노와 기타 반주에 맞춰 열창했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라는 가사로 노래가 끝나자 ‘약속’(?)과 달리 신자석에선 일제히 ‘앵콜’이 터져나왔다. “마음을 행복하게 해줬다”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가톨릭도 많이 변해가네요.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제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질풍가도’ 동영상의 주인공은 지난 1월 24일 서품을 받은 이창민 마르치아노, 김범준 스테파노, 신윤민 요셉 등 사제와 김현 도미니코 부제(副祭) 등 4명. 이들은 서품식 후 열린 축하식에서 “앞으로 젊은이들 영혼 구원의 불씨가 되겠다”며 ‘질풍가도’를 불렀다. 이들은 원래 가사 ‘드넓은 대지에 다시 새길 희망을 안고 달려갈 거야, 너에게’ 중 ‘너에게’를 ‘주님께’로 바꿔 부르며 율동도 곁들였다. 살레시오회는 고(故) 이태석 신부가 몸담았던 수도회로 청년 교육에 큰 가치를 둔다. 신자들은 댓글에서 “젊은이 사목을 소임으로 여기는 살레시오회다운 모습”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하느님 사랑으로 이겨내세요” 등 응원을 보냈다.
‘질풍가도’ 동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 ‘피터의 순례길’ 운영자 정태영씨는 “2년 전부터 다양한 가톨릭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사제들의 합창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호응할지는 몰랐다”며 “8개 국어로 자막을 달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는 외국인들의 댓글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