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 예고한 국립익산박물관 소장‘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중 금동 사리 외호(왼쪽)와 금제 사리 내호.

문화재청은 31일 보물인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지정 예고하고,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 문화재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 지정이 예고된 국립익산박물관 소장 사리장엄구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을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2009년 출토된 것이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 등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639년(백제 무왕 40년)이라는 연대가 기록된 금제 사리봉영기 등 9점으로 구성된 유물로, 백제 공예품의 정수(精髓)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리를 봉안한 백제 무왕의 왕비가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인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라고 기록돼 큰 주목을 받았다.

이봉창 의사가 1932년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기 직전 작성한 선서문. /문화재청

보물 지정이 예고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이봉창(1900~1932) 의사가 1932년 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일왕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는 의거를 벌이기 직전인 1931년 12월 13일 작성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한 국한문 혼용 선서문으로, 김구가 결성한 독립운동 단체인 한인애국단에 제출됐다.

‘나는 赤誠(적성·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성)으로써 祖國(조국)의 獨立(독립)과 自由(자유)를 回復(회복)하기 爲(위)하야 韓人愛國團(한인애국단)의 一員(일원)이 되야 敵國(적국)의 首魁(수괴)를 屠戮(도륙)하기로 盟誓(맹서)하나이다’라고 적혀 있다.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고려시대의 불교 경전인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과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 15세기 전적 ‘불조역대통재’와 ‘사시찬요’ ‘손소 적개공신교서’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봉화 청암정’ ‘영주 부석사 안양루’ ‘영주 부석사 범종각’ 등 조선시대 건물 3건은 이날 보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