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문을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스토리텔링 성경'. /성서원

“예수 선생, 모세 율법은 이런 여자를 돌로 쳐 죽이라고 되어 있소. 그런데 ‘원수를 용서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당신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 여자를 풀어주어야 하지 않겠소? 자, 어떡할 거요?”

만화 속 대사가 아니다. 최근 발간된 ‘스토리텔링 성경’(성서원) 중 간음한 여인 대목이다. 현재 한국 개신교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역개정 성경엔 해당 구절이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로 번역돼 있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이처럼 성경의 모든 장(章), 절(節)을 생략하지 않고 살리면서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는 요즘 말로 해설했다. 전체 24권 분량 중 1차로 ‘모세오경’ ‘역사서’ ‘사복음서’ 등 14권이 먼저 나왔다. 특징은 ‘중학교 2학년생 눈높이’에 맞췄다는 점. 수천년 전 중근동 지역을 배경으로 기록된 성경 속 역사·지리·풍속·언어 등을 쉽게 풀어 본문 속에 녹여 넣었다. 덕택에 따로 각주나 주석서를 찾아보지 않아도 성경 속 사건들이 어떤 맥락과 배경에서 벌어졌는지 쉽게 이해된다. 시인인 김영진 성서원 회장과 강정훈 늘빛교회 목사, 천종수 성서원 편집위원장이 집필했고,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가 감수했다.

요한복음 10장 첫머리의 '선한 목자, 예수'를 표현한 일러스트. 스토리텔링 성경은 장(章) 첫머리에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가 배치돼 있다. /성서원

책 곳곳에 난관에 처한 예수를 향해 ‘흐흐흐, 예수란 자도 끝장이군. 제까짓 게 뭐라고 설쳐대긴!’이라며 유대인들이 속으로 조롱하는 모습, 세례요한이 예수를 처음 대면하면서 “아, 아니, 저, 저분은? 아! 바로 그분?”라고 혼잣말하는 장면 등 지문이 배치돼 성경의 뼈대에 스토리의 살을 입혔다. 또 사마리아인들은 이방인들과 통혼(通婚)한 혼혈족속이었기에 유대인들로부터 배척당했다는 배경을 알려주고, 예수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느닷없이 어머니 마리아에게 ‘여인이여!’라고 부른 이유도 설명한다. 일견 무례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당시 ‘여인이여’라는 호칭은 여성에 대한 최고의 존경과 사랑을 담은 표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수는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 마리아를 부를 때에도 ‘여인이여’라고 호칭했다고 한다. 다양한 그림, 지도, 사진도 이해를 돕는다.

‘스토리텔링 성경’은 ‘이문열 삼국지’에 자극받아 탄생했다는 흥미로운 배경도 있다. 김영진 회장은 “삼국지가 고어투가 아닌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이문열 삼국지’로 재탄생하며 다시 조명받았듯이 인류 최고의 고전인 성경 본문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하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