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0년 동안 복무하고 있는 현역 군법사(軍法師)가 ‘불교와 군대’를 이어온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법당에선 ‘지용 법사(45)’, 군대에선 ‘구윤호 중령’이 펴낸 ‘부처님 군대 오신 날’(맑은소리맑은나라 출판사)이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나와 1999년 송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2001년 임관한 그는 처음부터 군법사로 ‘말뚝 박을’ 생각은 없었다. 지용 법사는 5일 전화 인터뷰에서 “별로 재주가 없는 편이라 ‘중간만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중간에 위기도 많았는데 인연 덕분인지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책에는 군과 불교라는 특별한 만남이 빚어낸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수두룩하다. 보통 사찰은 부처님오신날이 가장 ‘수입’이 많은 때이지만 군법당은 1년 중 적자(赤字)가 가장 많은 때다. 초코파이 먹을 사람은 넘쳐나고 시주할 사람은 없기 때문. 처음 부임한 전방 부대에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회 건축. 전임 군종장교가 목사님이었는데 교회를 짓다가 떠났기 때문에 그가 물려받아 완성했다고 한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군종병을 차에 함께 태우고 출발하며 지용 법사가 “기도 시작!” 외치면 차 안엔 주기도문과 반야심경이 울려퍼진다. 그 덕택인지 당시는 무사고 운전이었다고 한다. 귀신 나온다는 초소에서 독경을 하며 퇴마사 역할도 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엔 이웃 군성당, 성탄절 당일 오전엔 군교회를 찾아 축하 인사도 하고 성탄음악 경연대회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한다. 철책 너머 북한군에게 부처님오신날 설법을 한 것도 군법사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가 아닌 옆 부대 군법당에서 봉사하는 보살(여신도)도 있다. 아들 부대 군법당엔 봉사자가 이미 많아 옆 부대 군법당을 돕는다는 사연이었다. ‘다 같은 아들들’이라며. 지용 법사는 ‘이렇게 마음공부가 돼있는 분들에겐 따로 무슨 법문을 해드려야 하나...’ 고민한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대목도 많다. ‘군인과 수행자의 공통점’이 그런 예다. 그는 “생사를 코앞에 두고 사는 사람들은 저절로 간소해진다. ‘늘 깨어있으라’는 점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지용 법사는 “요즘 군대에 대해 오해, 걱정, 비난이 많은 것 같다”며 “군대 역시 사람 사는 곳이며 서로 손잡고 보람도 찾고, 인생을 배우는 곳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